주중 북한대사관 “트럼프와 첫 악수ㆍ친교 두터이 해” 등 북미 관계 강조문재인 대통령과 4ㆍ5월 회동 사진 모두 소개…러시아 사진도 게재
주중 북한대사관 게시판은 외부에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유일한 공개의 장으로 한국과 미국 최고 지도자 사진이 게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오전 베이징(北京) 차오양구(朝陽區) 북한대사관 정문 바로 옆에 있는 대형 게시판에는 지난 3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 장면으로 도배하던 사진들이 사라지고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각 만난 사진들로 전격 교체했다.
이 게시판 왼쪽의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은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공동 성명에 서명하는 장면과 더불어 산책하는 장면, 부부 동반 기념사진이 게재됐으며 지난 5월 북측 통일각에서 전격적으로 열렸던 남북 정상회담 장면도 걸렸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첫 악수를 하는 사진이 이 게시판 오른쪽 맨 위에 걸렸으며 단독 회담하는 장면, 북미 공동 성명 서명 장면, 산책하는 장면이 담겼다.
주중 북한대사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하는 사진에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을 하며 친교를 두터이 하는 김정은 동지”라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시 주석의 지난 3월, 5월, 6월의 세 차례 정상회담 사진은 게시판의 가운데를 차지했다.
아울러 6자 회담 당사국 중의 하나인 러시아를 고려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을 예방한 사진도 게재했으며, 한반도 긴장 완화에 역할을 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회동 사진도 포함됐다.
이 게시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광명성 4호 위성’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중 시험 발사 등 각종 무기 사진이 도배돼 북한의 무력을 뽐내왔으나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북미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자 지난 4월 말 북중 정상회담 사진으로 바꾼 바 있다.
주목할 점은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방중 당시 북한대사관을 찾았을 때도 이 게시판의 사진은 지난 3월 북중 정상회담 사진만 걸려있었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의 방문 시점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 등이 모두 끝난 상황인데도 관련 사진을 내걸지 않았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북한 비핵화를 두고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대내외 비판 속에 북한이 북중, 남북, 북미 최고 지도자 간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사진을 내걸어 북한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대사관을 방문했을 때까지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면서 “정전선언 65주년을 맞아 이들 지도자 사진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정전 협정을 종전 선언으로 바꾸고 대북 제재 등 고립에서 빠져나오고자 하는 북한의 의도가 담겨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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