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9개월간 로켓 발사 안해 행복” 北매체들 “南, 종전선언 수수방관 말라”
북한 매체들이 오는 27일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앞두고 미국 등과의 ‘종전선언’ 채택에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3일 “최근 미국이 입장을 돌변하여 종전선언을 거부해 나서고 있다”며 “판문점 선언의 조항들을 이행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는 남조선 당국도 종전선언 문제를 결코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 ‘메아리’도 이날 “현재 미국이 조(북)·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배치되게 일방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오며 종전선언 채택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 남조선 당국 역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북한 매체들의 이 같은 주장은 지난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협의를 계기로 북한이 선제적 비핵화 조치에 앞서 종전선언 체결을 강조하고 있는 흐름 속에 나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결국 종전선언 문제에서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나서 미국을 설득해 달라는 우회적 요구로 해석된다.
이날 북한이 비핵화 후속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미국에 국제법적 효력을 지닌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이 북한과 법적 구속력이 있는 이 협정을 체결하려면 상원의원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미국 내에서는 6·12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미 간 대화가 겉돌면서 대북 강경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가짜 언론들이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내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뜻대로 진전되지 않는다고) 화났다고 말한다. 그것은 잘못됐다. 나는 북한이 지난 9개월 동안 로켓을 발사하지 않은 데 대해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8-07-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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