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협상 총력전에 나선 김정은 대신해 경제현장 시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역사적인 담판을 준비하는 가운데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경제를 적극적으로 챙기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북한 최룡해, 황해북도 지역 경제현장 시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황해북도 지역의 경제현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서흥군 범안협동농장을 둘러보는 최룡해의 모습. 2018.6.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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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말 평안남도 덕천지역을 찾아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와 덕천시일반식료공장 등을 둘러봤다.
최 부위원장은 근로단체를 담당했을 때에도 경제현장 시찰에 나서곤 했지만, 조직지도부를 맡은 이후에도 여전히 경제 분야를 부쩍 챙기고 있어 과거 조직지도부의 역할에 비춰봤을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 부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당중앙위원회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에 임명됐다.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간부와 당원을 포함해 전 주민에 대한 장악·통제와 인사권을 가진 북한권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주로 노동당 조직에 대한 통제와 검열에만 집중하던 부서로서, 과거에는 경제 분야와 거리가 멀었다.
최룡해 부위원장의 적극적인 경제 챙기기는 북한이 지난 4월 20일 열린 당중앙위원회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노동당의 전략노선을 경제건설 총력으로 전환한 이후 더 두드러지고 있다.
당시 회의를 주재한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데 대한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철저히 관철하자면 당조직들의 역할을 결정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당조직을 총책임진 최 부위원장이 직접 솔선수범해 경제현장을 시찰하는 모습을 통해 전역의 노동당 간부들이 경제건설에 적극적으로 헌신하도록 독려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 부위원장에 이어 경제 총사령탑인 박봉주 내각 총리도 경제현장 시찰을 열심히 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3일 박봉주 내각 총리가 대동강과수종합농장, 낙랑구역 남사협동농장, 평양향료공장 건설장 등 평양시 내 경제현장을 찾아 근로자들을 독려했다고 전했다.
박 총리는 지난달 말에는 몽금포수산기지 건설장과 장연군·신천군 농장을 찾아 황해남도 지역의 농수산 생산 상황을 점검했다.
최 부위원장이 황해북도와 평안남도 지역의 경제현장을 둘러보는 동안 박 총리는 평양시와 황해남도 지역의 경제를 챙기는 식이다.
최 부위원장과 박 총리가 이처럼 북한 전역의 경제현장들을 적극적으로 시찰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올인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은 현재 북미 고위급회담과 실무접촉 등을 직접 챙기며 정상회담을 위한 막바지 총력전에 주력하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 내부를 미처 돌볼 겨를이 없는 김 위원장을 대신해 최룡해와 박봉주가 총대를 메고 경제 챙기기에 부쩍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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