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장 폐기 현장, 결국 한국 취재진만 ‘왕따’

북 핵실험장 폐기 현장, 결국 한국 취재진만 ‘왕따’

최병규 기자
입력 2018-05-22 13:53
수정 2018-05-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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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9시 45분 베이징발 평양행 고려항공기 이륙하면서 ‘낙동강 오리알’
18일 취재 명단 거부 때부터 예견…외신들 사이에서 ‘사증비 명목 1만달러’ 소문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를 위해 국제기자단이 탑승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22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를 위해 국제기자단이 탑승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22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가려던 한국 취재진이 22일 북한의 거부로 결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을 진행한다며 한국과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언론에 취재를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으나, 한국 취재진에만 끝내 비자를 내주지 않았다.

북한 측이 최근 남측에 비판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가운데 지난 18일부터 판문점을 통한 남측 기자단 명단을 접수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남측 취재진의 방북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히지만 한국 취재진 8명은 다른 외신 취재진이 22일 오전 베이징에서 전용기편으로 방북이 예정된 상황임을 고려해 전날 베이징으로 향했다. 북한의 입장이 막판에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방북 당일인 이날 오전 7시(현지시간)쯤 중국 CCTV, 미국 CNN, 러시아 타스통신 등 외신 기자들이 속속 공항에 도착해 고려항공 JS622편 비행기에 올랐으나 한국 취재진은 출국 절차를 밟을 수 없었다. 사전에 사증(비자)을 발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북길에 오른 미국 CNN의 윌 리플리 기자는 취재진에 “눈을 크게 뜨고 무슨 일이 펼쳐질지를 지켜볼 것”이라며 “북한이 자신이 말한 대로 투명하기를, 또 (그렇게) 핵실험 시설과 폐기를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는 북한측이 사증과 취재비 명목으로 취재진에 1만 달러를 요구했는지를 확인해 달라는 질문에 “수수료(fee)는 없었다”고 답했다. 또다른 외신 기자도 “160달러를 사전에 냈고, 평소 출장비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이 이번에 사증 비용으로 ‘1인당 1만 달러’를 요구했다고 전해지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서 금지한 북한으로의 대량현금 유입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었다.

결국 북한이 이날 오전에도 남측 취재진 명단을 받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곧이어 9시 45분께 고려항공 비행기가 이륙하면서 이날 계획됐던 한국 취재진 방북은 무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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