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있다는 北핵실험장 2곳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공개하겠다’면서 기존보다 더 크고 건재한 갱도를 언급해 관심을 끈다. 북한의 핵실험은 지하에 갱도를 파고 그 안에서 하는데, 한·미 정부는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마다 번호를 붙여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왔다.●1번 갱도 폐쇄·2번은 붕괴 추정
김 위원장이 언급한 두 개의 갱도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4번 갱도로 추정된다. 북한은 이미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며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해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는 내용의 결정서를 채택한 바 있다.
1번 갱도는 1차 핵실험으로 무너져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번 갱도에 여러 개의 가지 갱도를 뚫어 핵실험을 계속한 것으로 한·미 정보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6차 핵실험 이후에는 2번 갱도도 지반이 약해져 붕괴 조짐이 포착됐다. 6차 핵실험 직후 잇달아 여진이 발생하면서 2번 갱도를 포함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붕괴됐을 것으로 점쳐졌다.
●전문가 “北 핵무력 수준 가늠 기회”
그러나 정보 당국은 3번 갱도는 완성 단계로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분석해 왔다. 4번 갱도는 북한이 6차 핵실험 이후 굴착한 시설인데 완성 여부는 그동안 불투명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의 2개 갱도에서는 여전히 핵실험이 가능하다며 핵실험장을 ‘완전 가동이 가능한 상태’로 평가했다.
북한이 다음달 중 풍계리 핵실험장을 공개한다면 북한의 핵무력 수준도 가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8-04-30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