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김정은 위원장 건강 “최상위 비만…통풍조절은 잘 돼”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위원장 건강 “최상위 비만…통풍조절은 잘 돼”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18-04-27 14:57
수정 2018-04-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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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만나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만나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북측 판문각에서 남측 평화의 집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천천히 걸으면서도 숨이 차 어깨를 들썩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심한 고도비만 영향인 것으로 관측됐다.

두 정상은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자유의 집 우회도로를 걸어 공식환영식장까지 130m를 함께 이동했다. 의장대 사열을 받은 뒤 평화의 집까지 100m를 더 걸어간 김 위원장은 방명록을 작성할 때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숨이 찬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170㎝ 안팎의 키에 몸무게는 1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로 놓고 보면 45㎏/㎡로 3개의 단계로 이뤄진 비만단계 중 가장 마지막인 3단계(35㎏/㎡ 이상) 초고도 비만에 해당한다. 1단계 비만은 25∼29.9㎏/㎡다.

●초고도 비만에 해당…체중 조절 필요

김 위원장은 1984년생으로 만 34세다. 이 나이대 남성 100명을 비만 순서대로 줄세우면 김 위원장이 1위에 해당한다. 김 위원장은 허리 둘레도 114㎝에 이를 정도로 복부비만도 심한 것으로 보였다. 현재 남성은 허리 둘레가 90㎝ 이상일 때 비만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성인병을 예방하기위해 당장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인 유순집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허리둘레와 체질량지수만 놓고 본다면 아주 심한 비만으로 같은 나이대 남성 중 최상위이고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처음부터 비만이었던 것은 아니다. 2012년 처음 집권할 때 90㎏이었던 몸무게가 폭식으로 인해 불과 4년만인 2016년 130㎏으로 늘었다.

집권 초기 심한 스트레스가 폭식과 체중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때문에 30대의 젊은 나이에도 고혈압과 당뇨병, 고질혈증 등의 성인병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교수는 “아직은 30대이니까 드러난 병이 없겠지만 몸무게를 줄이지 않으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성인병이 악화하는 것은 물론 암 발병 위험도 매우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방이 축적되면 염증반응이 높아져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유 교수는 “무릎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쳐서 관절 질환이 생길 위험도 높다”고 덧붙였다.

현재 가장 주의해야 할 질병은 심혈관질환이다. 김일성, 김정일 부자는 모두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해 심혈관질환 가족력이 있다. 유 교수는 “격무로 쉽지 않겠지만 당장 트레이너를 붙이고 운동을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족력과 심한 비만을 감안하면 지금부터라도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도비만으로 인한 대사성질환 주의해야

신경과 교수인 김영인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장도 비만이 심해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한편으로 통풍 조절은 비교적 잘 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김 병원장은 “걸음걸이나 목소리는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어 보인다”면서도 “다만 팔자걸음이나 팔을 벌려 걷는 것은 고도비만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도비만으로 인해 대사성질환이 있거나 고혈압, 당뇨병이 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현재는 젊어 괜찮을 수 있지만 고도비만이 계속되면 대사질환이 생기거나 악화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2014년 통풍으로 한동안 다리를 저는 등 고생한 경험이 있다. 통풍은 요산이 쌓여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김 병원장은 “과거 통풍으로 고생했다고 하는데 걸음걸이를 보면 현재는 조절이 잘돼 통증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고창남 강동경희대 한방내과 교수는 “거북목이고 목 뒤쪽 근육이 돌처럼 딱딱해보여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이어서 당뇨병과 지방간이 있을 수 있고 배가 많이 나와 심장 기능에도 압박이 많이 될 것”이라며 “현재 손과 발이 부어있어 심장기능이 좋지 않고 입술과 턱이 두터운 것을 보면 식성이 굉장히 좋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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