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예술단 공연 관람 때
“다른 날엔 시간 못 낼 것 같아”
트럼프 “폼페이오 지난주 방북”
정상회담 의제 세부조율 추정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극비리에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경로 등에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 국장이 지난주 북한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를 경유해 방북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확인되지는 않는다. 군 관계자는 “과거 사례들을 보면 국내에서 누구를 만난다든지 하는 일정이 없다면 굳이 비행 노선이 공개되는 오산을 거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주일미군 기지를 경유하거나 본토에서 평양으로 직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2000년 10월 23일 당시 미 고위관료 중 최초로 방북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나 2014년 11월 8일 방북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본토에서 알래스카를 거치는 최단거리 직항 노선을 택했다.
직항 또는 주일미군기지를 경유하면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을 거쳐 한반도 북쪽으로 평양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식별되지 않는다. 다만 북한 영공 진입 전까지 F16 전투기 등이 호위비행하기 때문에 ‘이상 비행궤적’으로 분류돼 각국 정보 당국의 추적을 받을 수는 있다.
이와 관련, 정부가 폼페이오 국장의 일정과 동선을 파악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면담하고 지난 1일에는 남측 예술단의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4월 초 정치 일정이 복잡하여 시간을 내지 못할 것 같아 오늘 늦더라도 평양에 초청한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복기해 보면 당시 김 위원장이 언급했던 ‘정치 일정’은 폼페이오 국장 면담을 앞둔 긴박한 내부 논의였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당면한 북남 관계 발전 방향과 조(북)·미 대화 전망을 심도 있게 분석 평가하고 금후 국제 관계 방침과 대응 방향을 비롯한 당이 견지해 나갈 전략 전술적 문제들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폼페이오의 방북은 북·미 모두 정상회담을 앞두고 깊이 있는 논의를 하려는 방증”이라며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특사로부터 미국의 대화 의지를 듣고 싶었고 미국 역시 김 위원장에게서 직접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다른 날엔 시간 못 낼 것 같아”
트럼프 “폼페이오 지난주 방북”
정상회담 의제 세부조율 추정
남측 예술단 출연자들과 기념촬영하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남측 예술단 가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왼쪽에 부인 리설주, 오른쪽에 레드벨벳의 아이린이 자리한 것이 눈길을 끈다. 2018.4.2.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를 경유해 방북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확인되지는 않는다. 군 관계자는 “과거 사례들을 보면 국내에서 누구를 만난다든지 하는 일정이 없다면 굳이 비행 노선이 공개되는 오산을 거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주일미군 기지를 경유하거나 본토에서 평양으로 직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2000년 10월 23일 당시 미 고위관료 중 최초로 방북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나 2014년 11월 8일 방북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본토에서 알래스카를 거치는 최단거리 직항 노선을 택했다.
직항 또는 주일미군기지를 경유하면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을 거쳐 한반도 북쪽으로 평양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식별되지 않는다. 다만 북한 영공 진입 전까지 F16 전투기 등이 호위비행하기 때문에 ‘이상 비행궤적’으로 분류돼 각국 정보 당국의 추적을 받을 수는 있다.
이와 관련, 정부가 폼페이오 국장의 일정과 동선을 파악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면담하고 지난 1일에는 남측 예술단의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4월 초 정치 일정이 복잡하여 시간을 내지 못할 것 같아 오늘 늦더라도 평양에 초청한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복기해 보면 당시 김 위원장이 언급했던 ‘정치 일정’은 폼페이오 국장 면담을 앞둔 긴박한 내부 논의였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당면한 북남 관계 발전 방향과 조(북)·미 대화 전망을 심도 있게 분석 평가하고 금후 국제 관계 방침과 대응 방향을 비롯한 당이 견지해 나갈 전략 전술적 문제들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폼페이오의 방북은 북·미 모두 정상회담을 앞두고 깊이 있는 논의를 하려는 방증”이라며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특사로부터 미국의 대화 의지를 듣고 싶었고 미국 역시 김 위원장에게서 직접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8-04-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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