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정상회담서 첫 언급
‘先핵폐기’ 트럼프 구상과 충돌남북·북미 정상회담 파급 주목
국빈 만찬 화기애애
김정은(앞줄 왼쪽 두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왼쪽)가 지난 2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진써다팅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시진핑(세 번째) 중국 국가주석,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오른쪽)과 건배한 뒤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상회담 후 만찬이 열린 진써다팅은 인민대회당에서 가장 호화로운 장식을 한 공간으로 유명하다. 김 위원장 부부와 수행단을 위해 중국은 이곳에 무대를 만들어 환영 공연도 펼쳤다.
베이징 노동신문 연합뉴스
베이징 노동신문 연합뉴스
28일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한·미가 선의를 갖고 우리의 노력에 응해 평화 안정 분위기를 조성해 평화 실현을 위한 조치를 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언급,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문제는 ‘단계적·동시적’ 조치다. 미국은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 원칙은 양보할 수 없음을 거듭 밝혀왔다.
단계적, 동시적 조치는 과거 6자 회담에서 논의한 것으로, 동시 행동(행동 대 행동) 원칙을 의미하는 것이다.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와 그에 상응해 미국 등 나머지 국가들이 해야 할 조치를 단계별로 정한 뒤 각자 동시에 이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북한 핵무기의 동결, 검증, 폐기의 각 단계를 세분화하고 그에 맞게 국제사회는 제재 해제 및 관계 정상화, 경제 지원 등을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북한은 한·미의 단계적 조치로 대북 제재 해제 및 한·미 연합훈련 축소·중단, 주한미군 철수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중국도 그동안 한반도 문제 해결 방식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동시에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쌍중단’,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동시에 진행하는 ‘쌍궤병행’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조치를 ‘과거의 실패’로 규정해 왔다. 비핵화 단계를 여러 개로 쪼개 보상을 얻은 뒤 시간을 버는 것을 전형적인 북한의 ‘살라미 전술’로 판단했다. 앞으로 진행될 정상회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남·북·미·중 간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8-03-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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