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 김여정 보고 받은 김정은, 북미대화 나설까

‘특사’ 김여정 보고 받은 김정은, 북미대화 나설까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8-02-12 11:07
수정 2018-02-1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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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 자격으로 방남해 오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네며 방북 요청도 함께 전달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2박3일 간의 방남 일정을 마치고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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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방북 요청을 당장 수락하지 않고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간 조기 대화가 필요하다. 미국과의 대화에 북한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려면 어떤 식으로든 북미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우리측의 의중을 보고받은 김 위원장이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지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가운데 북한 전문가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12일 연합뉴스에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이 생각하는 여건은 한미연합훈련일 것이고 우리의 여건은 북미대화다. 북한이 남북관계에서는 적극적으로 개선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미연합훈련의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가하면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지금까지는 매우 강경한 입장을 보이다가 전격적으로 바뀌었고 북한이 한미 사이를 이간하기 위해 한국이 받기 어려운 요구를 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조 위원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김일성의 유훈을 명분으로 진전된 입장을 보일 수 있고 이를 위해 우리 정부가 여건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10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예선전을 관람하며 눈빛을 교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10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예선전을 관람하며 눈빛을 교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방남 기간 펜스 미국 부통령과 접촉이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은 평창올림픽 개막식 하루 전인 8일 외무성 국장을 내세워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같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사흘 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통해 “고무됐다”(encouraged)고도 표현했다. 문 대통령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과의 회동 등을 주제로 “친구처럼 대화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 포기 압박을 위한 한국·미국·일본의 이른바 ‘삼국 공조’에 흔들림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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