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文과 尹 통화… “분열 씻고 통합을” “많이 가르쳐 달라”

‘악연’ 文과 尹 통화… “분열 씻고 통합을” “많이 가르쳐 달라”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22-03-10 20:52
수정 2022-03-1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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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비서실장 통해 축하난
尹 “곧 뵙자” 靑 “시간 맞추겠다”
다음주쯤 인수인계 등 회동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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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원 찾고, 축하 난 받고… 숨 가쁜 첫날
현충원 찾고, 축하 난 받고… 숨 가쁜 첫날 윤 당선인이 10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유영민(왼쪽) 대통령 비서실장에게서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받고 있는 모습.
김명국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축하 전화를 받았다. 문 대통령에 의해 파격 발탁돼 국정농단 수사를 이끌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계기로 대척점에 서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윤 갈등’을 거치며 야당의 유력 대권주자가 된 악연으로 얽힌 두 사람의 대선 이후 첫 통화였다.

문 대통령은 오전 9시 10분부터 5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힘든 선거를 치르느라 수고를 많이 했다. 선거 과정에서 갈등과 분열을 씻고 국민이 하나가 되도록 통합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많이 가르쳐 달라. 빠른 시간 내 회동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대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의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 발언에 문 대통령이 강력한 분노를 표명하고 사과를 요구하면서 악연은 이어졌지만, 통화에서는 덕담과 조언이 오갔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입장이나 정책이 달라도 정부는 연속되는 부분이 많다. 대통령 사이 인수인계 사항도 있으니 조만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자”며 “새 정부가 공백이 없이 국정운영을 잘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인수위 구성과 취임 준비로 바빠질 텐데 잠시라도 휴식을 취하고 건강관리를 잘하기를 바란다”며 통화를 마쳤다.

윤 당선인과 문 대통령의 회동은 다음주쯤 이뤄질 전망이다. 2012년 당시 박근혜 당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9일 만에 만났고, 2007년에도 9일 만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이 만났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을 통해 문 대통령의 축하 난도 받았다. 윤 당선인은 “아침에 대통령님이 전화를 주셨다.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대통령님도 찾아뵈어야 할 것 같다. 하다가 잘 모르는 게 있으면 연락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에 유 비서실장은 “아무래도 더 바쁘실 테니 편한 날짜를 주시면 (날짜를) 맞추시겠다고 했다”고 화답했다. 윤 당선인은 “노무현 대통령님도 당선되시고 인수위 출범 전에 제주에 가서 쉬고 오셨더라”며 “시간이 되려나 싶은데, (문 대통령이) 말씀하시더라. ‘이제 못 쉰다’고”라고 했다.
2022-03-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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