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코앞 테러당한 여당 대표
70대 유튜버 신촌서 둔기 휘둘러
가격 직후 “한미훈련 반대” 외쳐
宋 응급실 치료… “자리 지켜 달라”
與 “친문 가해자? 카더라일 뿐”
文 “폭력은 세상을 바꿀 수 없어”
송영길(왼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70대 유튜버로부터 둔기로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은 피습 직전의 모습.
동작사람 박찬호 유튜브 영상 캡처
동작사람 박찬호 유튜브 영상 캡처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낮 12시쯤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송 대표를 둔기로 여러 차례 가격한 혐의(특수상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를 받는 유튜버 A(70)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송 대표는 현장에 도착해 인사를 나누고 있었는데 한복에 검은색 벙거지를 쓰고 배낭을 멘 A씨가 셀카봉을 든 채 달려들더니 송 대표의 머리를 여러 차례 가격했다. 송 대표는 인근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이동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 지난달부터 송 대표의 선거운동 현장을 쫓아다닌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송 대표를 공격한 직후 “한미 군사훈련을 반대한다”, “청년들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줄 수 없다”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예정이다.
송 대표의 피습으로 2006년 5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한 ‘커터칼 피습’ 사건도 회자됐다. 박 전 대통령은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었고, 장소도 신촌이었다. 그가 입원 도중 측근들에게 “대전은요?”라고 물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열세이던 판세가 뒤집히기도 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저는 견딜 수 있다. 함께 있던 청년들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며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달라”고 올렸다. 권혁기 공보부단장은 가해자가 친문(친문재인) 성향 지지자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경찰 발표 전 떠도는 이야기는 모두 ‘카더라’(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여야 후보들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부산 창선삼거리 유세에서 “폭력은 소중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페이스북에 “선거를 방해하는 그 어떤 폭력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폭력은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혐오와 폭력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송 대표에게 위로를 전했고, 이 후보도 전화로 쾌유를 기원했다.
경찰은 피의자에 대한 범행 경위를 조사 중에 있으며, 선거 주요인사 관련 신변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22-03-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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