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마지막까지 위기 극복… 일상·경제회복70% 접종률 달성 국민 참여·희생 덕분”
연설 사상 처음으로 권력기관 개혁 빠져
“미완성”이라며 종전선언 직접 거론 안 해
野 “반성 찾을 수 없는 자화자찬”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604조 4000억원 규모의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 대통령은 이날 2022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내 국가적 위기의 연속이었고 지난해부터는 코로나 대유행에 맞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경제와 민생을 지키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2017년 6월 추가경정예산안을 포함한 6번째 시정연설로, 5년 연속 국회 시정연설을 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604조 4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에 대해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확장재정은 경제와 고용회복을 선도하고 세수 확대로 이어져 재정건전성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 효과를 보여 줬다”고 설명했다.
시정연설에는 문재인 정부의 공과가 오롯이 드러난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시정연설의 상당 부분을 위기 국면에서 이뤄 낸 국가적 성취에 할애하는 한편 국민 참여와 희생 덕분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은 늦게 시작했지만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먼저 시작한 나라들을 추월했고, 인구 대비 1차 접종률 80%, 접종 완료율 70%를 넘어서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접종률을 달성했다”면서 “안정적 방역과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을 본격 시행한다”고 선언했다.
방역·경제회복의 모범이자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 수출 6위의 무역 강국, 주요 7개국(G7)을 추월한 1인당 국민소득, 케이팝을 비롯한 소프트파워 강국 도약 등 달라진 국격과 성과를 열거한 뒤 “국민이 만들어 낸 대단한 국가적 성취로, 위기 속에서 만들어 낸 성취이기에 더 대단하다”면서 “위대한 국민 여러분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 문 대통령은 “초고속 성장의 이면에 그늘도 많다”며 ▲저출산과 산재사망률 ▲수도권 집중현상과 지역불균형 ▲불공정 등 현 정부가 풀지 못한 문제들을 언급한 뒤 “마지막까지 미해결 과제들을 진전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 문제이면서 개혁 과제”라고 했다. 다만 지난 5월 취임 4주년 기자회견 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비리 사태를 언급하며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 죽비를 맞은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던 것에 비하면 수위는 약했다. 정색하고 언급하자니 ‘대장동 개발 의혹’을 건드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정연설 사상 처음 권력기관 개혁도 언급하지 않았다. 정치적 현안과 거리두기를 한 채 방역과 민생,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지난달부터 드라이브를 걸어온 ‘종전선언’도 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아직 (남북·북미)대화는 미완성”이라며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만 했다.
야권은 반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경제는 폭망했고 일자리는 사라졌고 주택 지옥이 됐는데 반성은 찾을 수 없는 자화자찬 일색”이라고 비판했다.
2021-10-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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