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어제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우리 군 발표와 달라 논란

북 “어제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우리 군 발표와 달라 논란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9-08-01 10:23
수정 2019-08-0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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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서부전선방어부대 화력타격훈련…김정은 지도
북한, 서부전선방어부대 화력타격훈련…김정은 지도 북한이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훈련에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발사체 외에 240mm 방사포와 신형 자주포로 보이는 무기도 동원됐다. 2019.5.10
조선중앙통신 제공·연합뉴스
합참,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석
새 무기를 미사일로 오인 가능성
북 통신, 발사 사진은 공개 안해


북한이 지난달 3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에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 사격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는 군 당국의 분석과 다르다. 군이 오인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논란이 예상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7월 31일 새로 개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을 지도하셨다”고 밝혔다.

통신은 “시험사격을 통하여 새로 개발한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탄의 전술적 제원과 기술적 특성이 설곗값에 도달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되고 무기 체계 전반에 대한 전투 적용 효과성이 검증됐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종방사포 무기체계에 대한 해설을 들으시며 개발 정형(상황)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하시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무기의 과녁에 놓이는 일을 자초하는 세력들에게는 오늘 우리의 시험사격 결과가 털어버릴 수 없는 고민거리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무기의 과녁에 놓이는 일을 자초하는 세력’이란 남측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5일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 현재까지 분석한 결과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240㎜, 300㎜ 방사포를 다수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화력타격 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이 전술유도무기로 언급한 발사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화염을 내뿜으며 치솟고 있는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국방부는 5일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 현재까지 분석한 결과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240㎜, 300㎜ 방사포를 다수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화력타격 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이 전술유도무기로 언급한 발사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화염을 내뿜으며 치솟고 있는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다만 북한이 지난달 25일 발사에 대해 “남조선 군부호전 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라고 밝힌 것과 다르게 이번에는 남한을 직접 언급하지 않아 수위를 조절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발사를 ‘위력시위사격’으로 규정했는데 이번에는 ‘시험사격’이라고 명시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31일 오전 5시 6분과 5시 27분쯤 북한이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날 북한 발표가 사실이라면 군 당국이 북한이 새로 개발한 방사포를 미사일로 오인한 셈이다.

대구경 방사포는 사거리가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하다 보니 레이더 궤적만으로는 탄도미사일과 혼동되는 경우가 있다.

군 당국이 오인한 결과를 토대로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강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면 이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미국이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어떻게 분석했고, 그 결과를 정부와 공유했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이날 시험사격에는 조용원, 리병철, 유진, 김정식 등 노동당 제1부부장 및 부부장과 박정천 포병국장(육군대장)이 수행했다. 박 국장은 지난달 25일 발사 때는 언급이 안 됐는데 이번에는 자기 소관인 방사포 사격이라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4일에도 동해상에서 김 위원장 참관 아래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가 동원된 화력타격훈련을 했으며 당시에도 박 국장이 수행했다.

통신은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가 제시한 무력건설 포병 현대화 전략적 방침에 따라 단기간 내에 지상군사작전의 주역을 맡게 될 신형 조종방사탄을 개발하고 첫 시험사격을 진행하게 된 일꾼들과 과학자 기술자들은 커다란 긍지와 흥분에 휩싸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시험사격 결과에 거듭 만족을 표시하시면서 인민군대의 전투력을 비상히 강화하는데서 커다란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또 하나의 훌륭한 우리식 방사포 무기체계를 만들어 낸 국방과학 부문과 군수노동계급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시었다”고 밝혔다.

이날 노동신문과 민주조선,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은 시험사격 소식을 일제히 보도하면서도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과 9일, 7월 25일 발사의 경우 바로 다음 날 사진을 공개했다.

새로 개발한 무기를 대외적으로 과시할 만큼 성능 검증이 안 됐거나, 어떤 이유로든 아직 공개할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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