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틀’나온 북미정상회담…스웨덴발 ‘디테일’ 협의결과에 촉각

‘큰틀’나온 북미정상회담…스웨덴발 ‘디테일’ 협의결과에 촉각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1-20 12:30
수정 2019-01-2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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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근교 남북미 논의, 향후 ‘협상틀’ 형성 계기될지 주목

남북미 북핵 실무협상 대표들의 스웨덴 스톡홀름 ‘합숙 협의’를 계기로 내달말 2차 북미정상회담까지 1개월여 동안 정상회담의 내용을 채울 실무협상이 사실상 시작됐다.

북미정상회담 결과물에 담길 ‘비핵화-상응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 협의는 물론 향후 실무협상의 ‘틀 만들기’가 스톡홀름에서 이뤄질지 관심을 모은다.

남북과 미국의 실무협상 대표들은 19일 오후부터 스톡홀름 북서쪽 50km 지점에 위치한 외딴 휴양시설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숙식을 함께 하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각 측 입장을 설명하고 조율하는 합숙 담판에 들어갔다.

아직 이번 협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남북미 3자가 한 공간에 모여 앉았다는 점에서 이번 협상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일단 이번 협의는 지난 9월 취임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처음 대좌했다.

또 그동안 6자회담 등 북핵 문제 관련한 여러 다자 논의 틀이 있었고 이번 협의도 스웨덴이 주재하는 국제회의 형식으로 이뤄졌지만, 사실상 북미가 마주 앉은 자리에 한국도 함께했다는 측면도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협상의 ‘진전’을 언급한 상황인 만큼, 이번 스톡홀름 협상에서 남북미가 비핵화-상응조치와 관련 얼마나 진전된 논의를 이뤄낼지 관심을 끈다.

앞서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 협의가 향후 북미 협상의 큰 형태를 깎아냈다면, 이제 세부 조각은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이 맡을 차례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영변·동창리 핵무력 시설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북미 간 연락사무소 개설과 남북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관련 제재면제 등이 스톡홀름 협상 테이블에 의제로 올라와 있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핵무력 시설 및 ICBM의 동결·폐기·검증, 남북 교류사업에 대한 제재면제, 연락사무소나 유해발굴 관련 사업의 구체적인 추진 수준과 속도, 규모 등이 논의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이 처음 만난 만큼 구체적 부분에서 당장 ‘결실’을 보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 논의는 ‘브레인스토밍’ 수준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히려 이번에 전체적인 후속 실무협상 틀을 형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미 간에는 한반도 문제 관련 ‘워킹그룹’이 있고 남북 간에는 핵협상과 직결되지는 않으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있지만, 북미 간에는 아직 공식적·정례적 채널이 부재한 만큼 후속 실무협의 틀을 만들어 내는 것만으로도 작지 않은 성과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일단 북미가 후속 일정을 잡고 협상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한국이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현실적으로 당장 미국이 대(對)북 독자 제재나 유엔 안보리 제재를 해제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교류사업에 대한 면제를 우회적 상응 조치로 제공하려 할 경우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향후 비핵화 협의가 남북미 ‘3자 형태’ 또는 ‘북미-남북-한미’가 연쇄적으로 마주 앉는 ‘트리플 양자’ 구조로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협의는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이 처음 만나는 자리여서 상견례, 탐색적 대화의 의미가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스톡홀름 협의에서 앞으로 북미와 한국 3자가 어떤 형태로 협의해 나갈지, 다음 협의는 언제 할지에 대해 합의할 수 있다면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미 실무 라인이 일단 대화의 물꼬를 텄으니 앞으로 지속적으로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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