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정상회담 일정이전격적으로 발표된 8일(현지시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찬반양론이 뜨겁게 분출했다.
“놀라운 진전”, “한숨 돌렸다”는 환영의 목소리가 있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실수”, “북한을 핵 국가로 인정해주는 꼴”, “북한의 신기루 같은 약속에 대북제재를 완화할 위험이 있다”는 등 반대도 터져 나왔다.
일찌감치 협상 전략에 집중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1994년 북핵 위기를 봉합한 북미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 수석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긴장과 전쟁 위험을 줄이는데 큰 진전을 이뤘다”며, “회담이 비핵화 검증장치까지 도출해낸다면 대북 관계를 긴장과 적대로 몰아넣은 근원이 제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 전 장관도 “욕설이 난무했던 외교가 크게 나아졌다”고 반겼다.
조엘 위트 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전쟁 이래 60년간의 대치에서 벗어나 새 장을 여는 역사적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미국 대통령이 좋아하지 않을법한 옵션을 주목하고, 다른 대통령이라면 거절했을 사람과 만나겠다는 유연성을 보였다”며 “북한 정부를 놀라게 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북미 합의가 파기됐던 전례를 일깨우는 신중론도 쏟아졌다.
조지 부시 정권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국장을 지낸 마이클 그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부소장은 “북한이 이런 제스처로 대북제재를 둔화시키고 사실상 핵무기 프로그램의 정당성을 보장받으려 한다고 믿게 할만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린 부소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징후는 어디에도 없다”며 “북한이 과거 25년간 그랬듯 신기루 같은 약속을 하고 또 어기는데 미국은 그 대가로 대북제재와 (한미)합동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위험부담이 있다”고 진단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일한 에반 메데이로스 전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북한을 사실상 핵국가로 승인받고 싶어하는 김정은의 목표를 인정해주는 결과를 부를 것”이라며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장난을 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메데이로스는 “우리는 지금까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김정은은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미정상회담 제안을 수용한 것을 ‘실수’로 몰아붙였다.
페리 전 국방부 장관은 미국이 무엇을 북한에 양보하고 무엇을 얻어낼지, 그리고 북한과 대화하는 기간에 대북제재는 어떻게 하며,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해도 괜찮은지 등에 대해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의심이 많이 제기되지만 그렇더라도 근본 질문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어떻게 (비핵화 합의를) 검증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치가 있고, 합리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대상’을 놓고 북한과 협상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외교적 패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외에도 “그간 경험으로 미뤄 우리가 신중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과거의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리언 파네타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주장이 이어졌다.
일부 전문가는 북미정상회담 전까지는 대북제재의 수위를 현재처럼 최고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FP 연합뉴스 / 조선중앙통신
AFP 연합뉴스 / 조선중앙통신
일찌감치 협상 전략에 집중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1994년 북핵 위기를 봉합한 북미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 수석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긴장과 전쟁 위험을 줄이는데 큰 진전을 이뤘다”며, “회담이 비핵화 검증장치까지 도출해낸다면 대북 관계를 긴장과 적대로 몰아넣은 근원이 제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 전 장관도 “욕설이 난무했던 외교가 크게 나아졌다”고 반겼다.
조엘 위트 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전쟁 이래 60년간의 대치에서 벗어나 새 장을 여는 역사적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미국 대통령이 좋아하지 않을법한 옵션을 주목하고, 다른 대통령이라면 거절했을 사람과 만나겠다는 유연성을 보였다”며 “북한 정부를 놀라게 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북미 합의가 파기됐던 전례를 일깨우는 신중론도 쏟아졌다.
조지 부시 정권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국장을 지낸 마이클 그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부소장은 “북한이 이런 제스처로 대북제재를 둔화시키고 사실상 핵무기 프로그램의 정당성을 보장받으려 한다고 믿게 할만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린 부소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징후는 어디에도 없다”며 “북한이 과거 25년간 그랬듯 신기루 같은 약속을 하고 또 어기는데 미국은 그 대가로 대북제재와 (한미)합동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위험부담이 있다”고 진단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일한 에반 메데이로스 전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북한을 사실상 핵국가로 승인받고 싶어하는 김정은의 목표를 인정해주는 결과를 부를 것”이라며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장난을 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메데이로스는 “우리는 지금까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김정은은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미정상회담 제안을 수용한 것을 ‘실수’로 몰아붙였다.
페리 전 국방부 장관은 미국이 무엇을 북한에 양보하고 무엇을 얻어낼지, 그리고 북한과 대화하는 기간에 대북제재는 어떻게 하며,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해도 괜찮은지 등에 대해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의심이 많이 제기되지만 그렇더라도 근본 질문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어떻게 (비핵화 합의를) 검증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치가 있고, 합리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대상’을 놓고 북한과 협상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외교적 패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외에도 “그간 경험으로 미뤄 우리가 신중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과거의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리언 파네타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주장이 이어졌다.
일부 전문가는 북미정상회담 전까지는 대북제재의 수위를 현재처럼 최고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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