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연구진이 2000개의 원자가 동시에 두 군데서 나타나는 ‘양자 중첩’ 현상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오스트리아 빈대 제공
오스트리아 빈대 제공
이 때문에 똑같은 양자를 동시에 다른 곳에서 관찰하는 것도 확률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이런 상식 밖의 양자 중첩과 얽힘 현상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양자컴퓨터 개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원리이다.
오스트리아 빈대, 스위스 바젤대, 독일 카를스루에 공과대, 중국 중산대 공동연구팀은 하나의 원자가 아닌 2000개의 원자로 구성된 복잡한 분자가 양자 중첩현상을 통해 동시에 두 군데서 나타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물리학’에 실렸다.
연구팀은 기존에 양자 중첩현상 실험에 쓰이던 단일 수소원자 대신 약 2000개의 원자로 만들어져 무게도 2만 5000배가량 무거운 분자를 만들어 양자 중첩현상 실험을 했다.
거대 분자가 동시에 두 군데서 나타나는지 관측하기 위해서 물질파 간섭계라는 정밀 측정장치도 새로 만들었다. 빛 알갱이나 원자 같은 미세물질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모두 갖는다. 이런 미세입자가 만들어 내는 파동이 물질파이다. 입자들이 만들어 내는 파동이 다르면 상쇄, 보강이라는 간섭현상을 일으키는데 이를 이용해 위치를 측정하는 것이 물질파 간섭계이다. 실험 결과 연구팀은 새로 만들어진 거대 분자를 동시에 다른 위치에서 약 7밀리초(ms, 1ms=1000분의1초) 동안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마르쿠스 아른트 빈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쉽지 않았던 양자역학과 고전물리학의 통합을 가능하게 해 줄 단초를 마련해 줬을 뿐만 아니라 양자컴퓨터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dmondy@seoul.co.kr
2019-10-04 3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