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영화 ‘인셉션’에서는 잠을 자는 동안 기억을 삭제, 삽입, 조작하는 내용이 나온다. 뇌과학자들이 잠자는 동안 기억을 강화하거나 삭제하는 메커니즘을 알아내 주목받고 있다.
IMD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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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일본 나고야대 환경의학연구소, 홋카이도대 의대 신경약리학과, 의생명과학과, 도카이대 생명과학부, 미국 SRI인터내셔널 신경과학센터 공동연구팀은 잠자는 동안 뇌가 정보를 선택해 각인시키거나 지워버리는 기억 조절 신경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2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잠자는 동안 눈이 빠르게 움직이며 꿈을 꾸는 렘(REM) 수면 단계에 주목했다. 렘 수면 단계에서는 몸은 잠들어 있지만 뇌는 빠르게 활동하면서 하루의 경험을 기억할 것인지 아닌지를 선별해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냅스 재정규화’라고 불리는 이 과정은 잠자는 동안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불필요한 경험을 기억에서 지워버림으로써 뇌의 과부하를 막아준다. 연구팀은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해 뇌의 시상하부에서만 발견되는 ‘멜라닌 응집호르몬’(MCH) 뉴런이 렘 수면 활성화와 함께 시냅스 재정규화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MCH 뉴런을 억제시키면 기억력이 증가하는 반면 MCH 뉴런을 활성화시키면 기억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아키히로 야마나카 나고야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렘 수면 활성 신경통로가 기억을 지우고 강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데 의미를 갖는다”며 “MCH 뉴런의 활성 정도와 경로를 변경시키면 기억을 선택적으로 조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dmondy@seoul.co.kr
2019-09-20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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