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한국의 베니스’ 꿈꾸는 광주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한국의 베니스’ 꿈꾸는 광주

입력 2011-01-03 00:00
수정 2011-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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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세계에서 신인이 거장을 넘어서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비엔날레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수많은 도시들이 비엔날레의 기치를 내걸고 명품 도시를 꿈꿨지만, 아직까지 그 누구도 3대 비엔날레로 불리는 베니스, 상파울루, 휘트니(미국)를 넘어서지 못했다. 도쿄와 파리 등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는 도시들조차 엄청난 적자경영에 시달리다 행사를 접거나 축소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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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주 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들이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10 광주 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들이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1995년 광주시가 비엔날레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에서, 그것도 지방 광역시에서 세계적인 행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16년이 지난 현재 광주 비엔날레는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후발주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100% 이상의 성과로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해 ‘만인보’를 주제로 열린 2010 제8회 광주비엔날레는 66일간 하루 평균 7400명, 총관람객 49만명이 찾은 가장 성공한 미술계 행사로 우뚝 섰다. 31개국 134명의 작가가 참여함으로써 세계적 위상을 굳히는 데도 성공했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는 “초창기에는 학생 위주의 단체 관람객이 많이 찾는 동원성 행사라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지난해 비엔날레의 경우 단체 관람객 비중이 전체 관람객의 30%도 되지 않았다.”면서 “외국인 관람객 비중이 6%로 아직 미흡하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광주시와 조직위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뉴욕 뉴뮤지엄, 구겐하임, 런던 테이트모던 등 세계 예술계를 좌우하는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행사를 찾았고 세계 유명 비엔날레 감독들도 전시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광주 비엔날레를 아시아권 최고의 비엔날레로 치켜세우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9월 열리는 ‘세계 비엔날레 대회’ 개최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200개가 넘는 비엔날레 간 협력을 위해 만들어진 이 행사가 광주에서 열릴 경우 광주비엔날레의 이미지를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비엔날레가 세계 최고 수준의 비엔날레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개선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재단기금이 부족해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서 아직까지 독립적인 행사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고, 보다 많은 관람객들을 불러모을 주변 관광 인프라도 부족하다. 일부 관람객들은 전시장 내 휴식공간이나 화장실, 주차공간 부족 등을 개선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와 재단이 협력해 다양한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고, 회를 거듭할수록 나아지고 있다.”면서 “광주는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행사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1-01-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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