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철길은 관광객 부르는 ‘효자’
제 역할을 잃거나 활용 폭이 줄어든 철길이 마을의 가치를 높이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효자’로 주목받고 있다.서울 서부권의 명물로 자리잡은 마포구 경의선 숲길 공원.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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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트럴파크’(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연남동을 합친 표현)로 불리는 연남동 구간은 특히 청년층에 사랑받는다. 홍대입구역 3번 출구부터 1.3㎞ 뻗은 구간으로 은행나무가 심겨져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젊은 감각을 뽐내는 아기자기한 카페들과 맛집이 즐비하다. 과거 흘렀던 ‘세교천’을 본뜬 실개천도 있다. 이 구간은 인파가 몰리며 쓰레기 투기 등으로 골머리 앓기도 했지만 주민들이 자율관리단을 꾸려 직접 치우고 있다.
공덕역부터 시작되는 염리·대흥 구간은 인근 아파트 주민들과 고층 빌딩의 직장인들의 쉼터로 자리잡았다.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함께 있어 걷거나 운동하기 좋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펴 장관을 이룬다.
서울 구로구의 ‘항동철길’은 짧지만 운치 있는 곳이다. 서울 오류동과 경기 부천 경계선에 있는 이 철길은 주변마을과 자연스레 어우러진 풍경이 볼만하다. 철길을 걷다 보면 간이역 등 향수를 자극할 만한 공간이 나와 추억을 사진에 담기도 좋다. 구로구 연동로의 철길 옆으로는 서울시 최초의 시립수목원인 ‘푸른 수목원’도 있다. 식물 2100여종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항동철길은 지금도 군수물자 등을 실은 열차가 부정기적으로 운행된다.
경춘선 숲길공원 1단계 조성을 마치고 2·3단계 구간 조성 중인 서울 노원구의 김성환 구청장은 “주민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할 만하다”면서 “철길 인근 마을은 소음 등으로 오랫동안 피해를 봐왔는데 공원 조성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6-10-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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