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대 캄브리아기 이전인 6억~5억 4000만년 전 등장한 최초의 다세포 동물 ‘에디아카라 파우나’의 상상도.
그런데, 미국, 중국, 브라질, 남아공, 영국 공동 연구팀은 고(古)지구에서 자기장이 약해지면서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로체스터대, 애리조나대, 미시건 기술대, 리하이대, 플로리다 주립대,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UC 산타크루즈), 버지니아공과대, 중국과학원 티베트고원연구원, 난징대, 남아공 콰줄루 나탈대, 브라질 리오그란데 연방대, 영국 리버풀대 지구과학자, 물리학자, 지질학자, 환경과학자 등이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질학 및 환경학 분야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어스 앤 인바이러먼트’ 5월 3일 자에 실렸다.
고생대 캄브리아기 이전인 6억~5억 4000만 년 전의 지구에는 ‘에디아카라 파우나’라는 최초의 다세포 동물이 등장했다. 해면과 빗해파리 정도였던 동물이 산호와 해파리 등 자포동물과 좌우대칭동물 같은 다양한 동물로 분화하는 캄브리아기 진화 대폭발 시발점이 됐다. 앞선 연구들에 따르면 이런 생물다양성의 증가는 대기 및 해양 산소 수준의 상당한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산소 증가가 왜 일어났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연구팀은 5억 9100만 년 전 암석에서 추출한 사장석 결정 21개의 자기적 특성을 분석했다. 사장석은 지구 표면과 지각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광물이다. 사장석 결정은 보통 지구 자기장 강도를 보존하는 작은 자성 광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분석 결과, 당시 지구 자기장은 현재 자기장 강도와 2000만 년 전에 찾은 결정에서 측정한 것보다 약 30분의1 수준으로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측정된 지구자기장의 강도 중에서 가장 약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이전 측정치와 결합한 결과, 지구 자기장이 최소 5억 9100만 년에서 5억 6500만 년 전까지 이런 약한 지자기장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억 7500만 년에서 5억 6500만 년 전에 발생한 산소 증가와 겹치는 시기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런 지자기장의 약화가 산소 증가로 이어져 초기의 복잡한 유기체 진화를 뒷받침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를 이끈 존 타르두노 로체스터대 교수(지자기학·지구 동역학)는 “이번 연구에 따르면 지구 자기장이 약해지면서 지구 대기에 있던 수소들이 우주로 빠져나가 지구 대기와 바다에 산소가 많아져 생물의 종류가 증가하고 복잡성이 다양해졌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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