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기 외상성 뇌손상보다 스트레스가 더 심각
신경정신질환, 사회적 관계 어려움 겪을 가능성
아동기에 받은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낙상이나 뇌진탕 같은 외상성 뇌 손상보다 성장 후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벡셀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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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실제로 아동, 청소년기 스트레스는 낙상이나 뇌진탕 같은 머리 외상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은 낙상, 외력으로 인한 충격 등으로 발생하는 외상성 뇌 손상보다 어린 시절 스트레스가 뇌에 악영향을 미치고 심할 경우 유전자에도 영향을 준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1~1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신경과학회 연례 콘퍼런스인 ‘신경과학 2023’에서 발표됐다.
낙상 같은 외부 충격으로 인한 머리 부상은 어린이들에게 흔히 발생하는데 심할 경우 성인이 돼서 기분 장애나 사회적 어려움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심리적 충격이나 작은 스트레스라도 지속 기간이 길어질 때,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는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연구팀은 갓 태어난 생쥐들을 세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14일 동안 매일 어미와 일시적으로 분리해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을 유발한 뒤 뇌진탕과 비슷한 정도의 부상을 가했다. 다른 집단은 머리만 다치게 하고, 또 다른 집단은 스트레스만 줬다.
연구팀은 이렇게 스트레스 단독 처리, 단독 머리 부상, 머리 부상에 스트레스까지 가한 집단으로 처리한 다음 성장한 뒤 스트레스나 머리를 다치지 않은 생쥐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외상성 뇌 손상을 입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들은 그렇지 않은 생쥐들보다 성인이 돼서 이상 행동을 더 많이 보이는 것이 관찰됐다. 특히 외상성 뇌손상만 입은 생쥐보다 스트레스만 받은 생쥐들의 행동이 더 이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단일 핵 RNA 시퀀싱 기술을 통해 이들 생쥐가 성장했을 때 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만 받거나 스트레스와 외상성 뇌 손상을 함께 입은 생쥐들의 해마 영역 유전자 변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시절 스트레스가 기억과 판단 등에 관여하는 해마 부위의 변형을 가져온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스트레스에 노출된 생쥐들은 성체가 된 뒤 포식자의 눈에 쉽게 띄는 장소에 자신을 노출하는 모습이 자주 관찰됐다. 자신을 위험에 노출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캐서린 렌츠 교수(행동 신경학)는 “생애 초기 스트레스는 성인이 돼 각종 신경정신질환이나 약물 남용의 우려를 높인다는 경고는 계속 나왔다”라면서 “동물 실험으로 얻어진 결과이지만 이번 연구는 외상성 뇌손상보다 스트레스가 아동에게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렌츠 교수는 “유아기 스트레스의 영향은 사회적 지원 등을 통해 완충할 수 있다”라면서 “초기 스트레스 요인을 다루지 못하면 개인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비용이 들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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