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파라사우롤로푸스의 기다란 볏은 소리를 증폭하는 데 쓰였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학적, 물리학적 모델을 이용해 실제 소리를 재현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위키피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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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쥐라기 월드’에는 중생대에 살았던 다양한 공룡들이 등장한다. 등장하는 공룡들은 모두 독특한 소리를 내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과연 영화에서처럼 진짜 그런 소리를 냈을까.
미국 뉴욕대 연구팀은 화석을 이용한 물리학적,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대형 초식 공룡인 파라사우롤로푸스(Parasaurolophus)가 어떻게 소리를 냈는지 밝혀내고, 소리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18~22일 온라인 가상 회의로 열린 미국 음향학회 제187차 기술 세션에서 발표됐다.
파라사우롤로푸스는 백악기 후기인 7650만 년~730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초식 공룡이다. 몸길이가 9~10m에 무게는 2.5t으로, 특징은 볏을 포함한 머리뼈의 길이가 1.6~2m에 이르며 오리주둥이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름도 볏 도마뱀, 관 도마뱀이라는 뜻의 파라사우롤로푸스로 붙여졌다. 기다란 볏, 또는 관으로 보이는 기관은 속이 비어있고 콧구멍까지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데 어디에 사용됐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고생물학자들은 관이 소리를 증폭하는 기관으로 여러 소리를 만드는 데 쓰였을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연구팀은 파라사우롤로푸스의 볏 내부에서 음향학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수학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파이프로 구성된 물리적 장치를 만들었다. 이 장치는 공명실에서 영감을 받아 면사에 매달려 마이크로 주파수 데이터를 모은 뒤 작은 스피커로 주파수를 증폭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지만, 이번 초기 연구 결과 파라사우롤로푸스의 볏은 요즘 우리가 보는 새의 볏이나 관처럼 소리 공명을 일으키는 데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유사한 발성 구조를 가진 동물을 연구하고 수학적 모델로 검증함으로써 실제 파라사우롤로푸스의 소리를 완벽하게 재현할 것”이라며 “이번에 사용한 기술을 활용하면 멸종된 동물들의 소리를 재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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