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프리스타일2·엡손 LS650W]
화질·음질은 홈시네마가 압도적
포터블, 밖보다 집안 곳곳에 적합텅 비어있던 벽면이 빔프로젝터를 통해 스크린으로 변신하는 로맨스는 누구나 한번쯤 꿈꿨을 법한데, 또 막상 사려면 종류도 많고 ‘루멘’(㏐, 밝기의 단위)이니 ‘안시(ANSI, 미국표준협회) 루멘’이니 하는 생소한 전문용어들을 마주해야 해서 망설여진다. 삼성전자가 포터블 프로젝터 ‘프리스타일’을 출시한 것은 이동형 디스플레이로 큰 재미를 본 경쟁사 견제용이기도 했을 테지만, 프로젝터 입문자 문턱을 확 낮추는 새로운 선택지를 추가한 셈이다.
삼성전자 프리스타일 2세대 기기 두 대를 사용해 스마트 엣지 블랜딩 기능으로 사진을 띄워 본 모습.
두 기기 모두 별도 입력 매체 없이 덩그러니 기기만 있어도 뭔가 볼 거리는 충분하다. 특히 프리스타일은 켜자 마자 ‘삼성 TV 플러스’, ‘삼성 게이밍 허브’가 지원된다. LS650W 역시 안드로이드 TV가 지원된다. 두 기기 모두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지원한다.
기기들을 써보면서 마음 편히 스크린으로 사용할만큼 넓은 빈 벽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생각보다 더 미니멀리즘을 추구해야 쾌적한 빔프로젝터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흰 벽은 더 찾기 어렵다. 모노톤이라도 벽지에 색이 있으면 아무리 빔이 강렬해도 혼색이 될 수밖에 없다. 요새 벽지도 엠보싱이 많아서 선명도를 떨어뜨린다. 마니아들이 ‘스크린빨’을 얘기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다.
프리스타일2는 포터블이지만 야외보다 오히려 이런 실내 조건에 더 적합하다. 별매품인 배터리까지 있으면 더 자유로워지겠지만, 알파룸이나 거실 뒷쪽 벽, 천장 등 조금만 공간이 있어도 편하게 빔을 쏠 수 있다. 특히 벽의 각도와 굴곡 등을 감지해서 알아서 화면을 빠르게 맞춰 준다. 외장 배터리가 없으면 캠핑장 등 바깥보다 전원이 곳곳에 있는 집안에서 쓰기가 오히려 편하다.
엡손 EH-LS650W
LS650W는 포터블이 아닌만큼 화질과 음질이 강력하다. 사운드는 야마하가 잡았다고 적혀 있다. 확실히 음향이 별도 스피커가 전혀 필요없을 정도다. 밝기가 3600㏐이라, 당연히 포터블 제품과 비교가 불가능하다.
다만 그만큼 더 넓은 자리와 큰 벽이 필요하다. 앞으로 누군가 지나가기라도 하면 경고음과 함께 화면이 꺼진다. 초단초점 제품이라 투사거리 70㎝만 확보하면 ‘4K-PRO UHD’ 해상도로 최대 120인치(304㎝)의 화면 구현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투사 거리는 렌즈와 벽까지의 직선거리라서, 제품 기준으로는 벽에서 약 40㎝를 떨어뜨려야 제대로 된 화면을 볼 수 있다. 렌즈 앞쪽에 누가 지나가기라도 하면 경고음이 들리면서 화면이 꺼지는데, 40㎝면 아이나 반려동물에겐 충분히 침범 가능한 거리다. 그들의 예상치 못한 방해가 없는 집에선 들여놓을 만 할 것 같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