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청년 빈곤 리포트 - D급 청춘을 위하여] 부모 울타리에 가려진 가난…부모와 따로 사는 청년 5명 중 1명 빈곤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 D급 청춘을 위하여] 부모 울타리에 가려진 가난…부모와 따로 사는 청년 5명 중 1명 빈곤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18-10-23 20:36
수정 2018-10-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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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정부의 공식 통계에 잡히는 청년층(19~34세)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인 가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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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청년의 상대적 빈곤율은 2012년 8.1%에서 2014년 8.5%, 2016년 8.8%를 기록했다. 가처분소득을 적용한 최저생계비 기준 빈곤율도 2012년 6.9%에서 2016년 7.6%로 높아졌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상대적 빈곤율(13.9%·2014년 기준)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일부에서 청년 빈곤 문제는 후순위라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청년의 상대적 빈곤율 증가세

하지만 청년의 가난한 현실은 부모라는 울타리에 가려져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은 수입이 없어도 부모의 소득을 공유하고 있어 경제력이 과대 추정되기 때문이다. 빈곤율은 가구 단위의 소득 자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의 빈곤은 공식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실제로 청년이 혼자 사는 가구만 떼어 놓고 보면 빈곤율은 청년층 평균보다 급격히 높아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청년 빈곤의 다차원적 특성분석과 정책대응 방안에 따르면 청년단독가구의 빈곤율은 2006년 15.2%에서 2016년 19.9%로 증가했다. 부모의 울타리를 벗어난 청년 10명 중 2명이 빈곤을 경험하는 것이다. 반면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의 빈곤율은 2006년 7.8%에서 2016년 5.6%로 감소했다. 한국은 부모와 같이 사는 청년 비율이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2006년 전체의 48.4%에서 2016년에는 59.9%로 증가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경제력, 주거, 건강, 고용, 사회문화적자본, 안정성 등 6개 지표에 가중치를 더해 주는 방식으로 계산한 빈곤율은 현행 통계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동일한 대상을 상대로 소득만으로 빈곤율을 구하면 노인은 100명 중 49명, 청년은 100명 중 9명이 빈곤한 것으로 나오지만, 소득 외 요소까지 고려하면 노인은 100명 중 9명, 청년은 5명이 빈곤해 세대별 차이가 크게 줄어든다.

●“청년 빈곤율, 노인 빈곤만큼 심각”

또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만 떼어 놓고 보면 빈곤의 일상화는 가파르다. 2017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19~25세의 상대적 빈곤율은 2006년 8.5%에서 2014년 9.0%, 2016년 10.2%로 높아졌다. 최저생계비 기준 빈곤율도 2006년 4.9%에서 2016년 6.7%로 높아졌다. 2006년과 비교해 빈곤율이 높아진 연령층은 76세 이상과 19~25세뿐이다.

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부모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건 주거비용과 취업난이 가장 큰 이유”라면서 “결국은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가구 구성원으로 오래 남는 것이지만 통계상으로는 현실이 가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8-10-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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