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 무덤까지… ‘군견훈련소’ 가다
군견병과 군견이 함께 장애물 극복 훈련을 하고 있다.
군견병들이 군견(軍犬)과의 관계를 주저없이 말한다. 말은 나눌 수 없지만, 누구보다 현명하고 용감하며 충성스러운 전우이다.
3대犬만 선택된 혈통 좋은 너
12마리의 새끼를 낳은 종견 토닥이가 자견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
작전을 수행할수 있는 군견을 배출하기 위한 선발과 훈련 과정은 체계적이고 엄격하다. 종견(種犬)은 말리노이즈, 리트리버, 셰퍼드 3종류다. 우수한 혈통의 종견은 수태 후 62일 지나면 새끼를 낳는다. 자견(子犬)은 100일 즈음에 군견등록과 견번(犬番)을 부여받는다. 7개월에 들어서면 외형, 시각, 청각, 소유 욕구, 대담성, 집중성 등으로 구성된 군견 적격심사를 받는다. 기준에 통과한 자견은 양성견 전환 훈련에 들어간다. 양성견은 훈련 후 작전 능력을 심사 평가받아 정찰, 추척, 폭발물 탐지 중 1가지 주특기 훈련을 20주간 집중적으로 받는다. 양성견은 작전견 자격평가를 거쳐 명실공히 진짜 군견이 된다. 작전견은 현장에 투입되어, 임무를 수행한다. 종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자견에서 작전견까지 가는 군견은 30% 전후에 불과하다.
일지 쓰며 애지중지 키워도
군견을 돌보는 군견병들의 24시간 일정이 칠판에 빼곡이 적혀 있다.
작전견으로 크는 건 30%뿐
탐지견들이 폭발물을 찾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
대간첩작전, 레바논 파병, 실종된 아이 찾기 등 ‘생사고락’ 함께
야외훈련 중 군견병과 군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8세 은퇴 뒤 분양 또는 훈련소로
부상을 입은 군견을 군견병원에서 치료하고 있다.
작전견은 건강 상태나 훈련 능력을 고려하여 일반적으로 8세가 되면 은퇴한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은퇴한 군견은 민간 분양되거나, 군견훈련소로 돌아온다. 관리견(은퇴견과 부적격견)들은 전담 군견병들이 산책, 병원진료, 목욕, 식사 등 보실핌 속에 견생(犬生)을 마친다. 군견훈련소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군견의 일생에 책임을 다한다.
충성스러운 犬生 잊지 않으리
훈련소 안에 있는 군견추모공원에서 군견병과 군견이 추모하고 있다.
군견훈련소를 뒤로하면서 ‘네 발의 전우’의 의미를 다시 새긴다. 군견을 살뜰히 보살피는 군견병들의 정성, 힘든 훈련을 감당하는 군견들의 충성심, 그리고 훈련 전후 서로가 교감을 나누는 정겨운 장면은 진정한 전우(戰友)의 모습이다.
2022-09-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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