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상처 입은 동심 보듬는 곳…서울시아동복지센터를 가다
학대·방임 등 이유로 맡겨진 아이들
‘엄마’ 대신 ‘선생님’ 부르며 사랑 갈구
9명 보육사가 14명 아기 돌봄 역부족
“아이들이 밝아져서 떠날 때 큰 보람
불신받는 어른 대신 믿음 주고 싶어”
성교육·양육 책임 등 인권 교육 필요
야외학습을 하고 있는 서울아동복지센터 도담이반(유아) 아이들이 서로 보육사의 손을 잡으려 다투고 있다. 센터의 아이들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그리워한다. 정연호 기자
서울아동복지센터에서 박정숙 보육사가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아이들 식사를 챙기느라 정작 본인은 식사를 제대로 못할 때가 많다. 정연호 기자
1998년 서울 강남구 수서동으로 이전한 센터에선 현재 14명의 영유아를 돌보고 있다. 이 중에는 태어난 지 일주일도 안 된 신생아도 있다. “어른들 특히 자신의 가족으로부터 몸과 마음에 상처를 받은 이곳의 아이들은 사랑과 관심을 갈구합니다. 그래서 센터에서 가장 의지가 되는 보육사들을 따라다니며 구애의 눈빛을 보냅니다.” ‘둥글게 선생님’이라는 애칭을 가진 박정숙 보육사가 말했다. 이곳에서 ‘선생님’ 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아이들이 ‘엄마’ 대신 부르는 ‘선생님’이 슬프게만 들린다.
서울아동복지센터에서 박정숙 보육사가 생후 3개월 된 기쁨이(가명)에게 분유를 먹이고 있다. 정연호 기자
서울아동복지센터 생활관의 찬장이 아이들의 각종 약들로 가득 차 있다. 정연호 기자
박 보육사는 “경계심을 갖고 어두운 표정으로 센터에 들어왔던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밝아진 표정으로 자기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이곳을 떠날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하지만 가끔 센터에 재입소하는 아이들을 볼 때가 가장 마음이 아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어른들에게 신뢰를 갖지 않는 아이들에게 저라도 믿음을 주어야 하는데 아직도 그 숙제를 풀지 못한 것이 가장 답답한 일입니다.”
서울아동복지센터 신발장에 병아리반(영아)과 도담이반 아이들의 신발이 놓여 있다. 현재 센터에는 총 14명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서울아동복지센터에서 보육사가 한 아이에게 약을 먹이고 있다. 정연호 기자
서울아동복지센터에서 박정숙 보육사가 생후 8개월 된 사랑이(가명)를 씻기고 있다. 정연호 기자
도담이반 아이들이 보육사의 손을 잡고 걷고 있다. 정연호 기자
서울아동복지센터에서 박정숙 보육사가 새벽에 잠에서 깬 생후 8개월 된 사랑이(가명)를 안고 복도로 나와 돌보고 있다. 정연호 기자
2022-08-10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