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장애인도서관을 찾다
낭독실· 대체 자료들 구비
수어 통역사도 상시 대기
편하게 질문하고 소통하며
읽는 즐거움 느낄 수 있어
국립중앙도서관 더부살이
100평 남짓해도 ‘꿈의 공간’
시각·청각·발달장애 달라
독립청사 ‘맞춤 공간’ 절실
손끝으로 세상을 읽고
한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점자책을 읽고 있다.
손끝으로 세상을 읽고
한 시각장애인이 국가대체자료공유시스템(DREAM)을 이용해 음성자료를 듣고 있다.
몸짓으로 감정을 나누고
국립장애인도서관의 한 수어 통역사가 농아인과 영상통화로 일대일 비대면 수어 상담을 하고 있다. 문해력이 낮은 농아인을 대상으로 책 내용을 쉽게 설명해 주던 ‘수어대면낭독’ 서비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뒤 비대면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한때는 수십 명이 찾기도 했지만 현재 단골 이용객은 한 손으로 셀 정도다. 농아인 조계상(71) 할아버지는 어린이 사전을 꼼꼼하게 살펴보며 메모하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청각 장애를 가지게 되면 단어나 문맥의 이해가 어려워 한글을 읽어도 마치 외국어를 읽는 것과 같다. 독서에 다른 이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다. 조 할아버지는 글을 읽다 이해가 되지 않으면 도서관 직원에게 물어보고 수어가 없는 단어는 직접 창작도 하며 독서의 즐거움을 배워 가고 있다. 청각 장애를 지닌 조종선(80) 할아버지도 왕복 한 시간 반이 걸리는 이곳을 매일 찾는 모범생이다. “다른 곳에서는 질문하기가 어려운데 여기선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그는 “나만 알고 있기 아까운 곳”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도서관 내부에는 장애인이 시설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의 휠체어가 준비돼 있다.
마침 한 사전 예약자에게서 문자가 왔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 장애인인데 오후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불참을 알린 것이다. 이처럼 장애인들에겐 이동도 큰 장벽이 된다. 많은 계단과 언덕을 지나와야 하는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지리적 접근성도 문제점으로 제기되는 이유다.
원종필 국립장애인도서관장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독립청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은 2007년 국립중앙도서관 내 국립장애인도서관 지원센터로 출발했습니다. 2020년 도서관법이 개정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 1차 소속기관으로 승격됐지만 인력과 서비스 공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여전히 국립중앙도서관에 더부살이하고 있기 때문에 확장에 제약이 있습니다. 모든 장애 유형을 아우를 수 있고 또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별도의 청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2022-03-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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