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다큐] 목공의 세계에 푹 빠진 新중년들
5년 후 제주도에서 공방을 차릴 계획을 세우는 등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최준석씨가 트레이를 만들고 있다.
개척교회 목사인 유정환씨가 경기도 파주 정재원 공방에서 그라인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재정 독립을 위해 목공을 선택했다.
목공에 한번 발을 들이면 누구라도 그 매력에 푹 빠져든다. 단순 호기심을 넘어 평생 지속 가능한 생산적 작업이기 때문이다. 취미로 시작했더라도 익힌 기술로 작품을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판매까지 할 수 있다. 취미가 생활의 방편이 돼 선순환이 가능한 셈이다.
경기도 일산의 한 아파트 상가에 자리한 목공소에 목공을 배우는 수강생들의 개인 공구함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정보기술(IT) 기업의 연구소장인 최용석(52)씨는 목공을 배운 지 3주밖에 안 됐지만 손끝에 전해지는 나뭇결의 감촉에 이미 매료됐다. 전기대패, 전기톱, 전기드릴을 구입하고 유튜브를 보며 집에서 독학을 했다. 그러다 목재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다양한 장비를 활용해 보고 싶어 목공소를 찾았다. 그는 “낚시, 골프, 등산 등 다양한 활동을 해 봤으나 오롯이 혼자서 자기만족을 느끼며 여가 활동을 하는 데는 목공만 한 작업이 없다”고 예찬론을 펼쳤다.
토요일 오후에 찾은 경기도 파주의 한 공방. 지난해 1월 20년의 증권맨 생활을 마무리한 강영석(48)씨도 팔각상 마무리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한때는 수제 초콜릿 만들기, 가죽공예 등을 시도해 봤지만 목공이 가장 흥미롭고 적성에도 잘 맞는다”며 웃었다.
목공을 배우는 아마추어들이 만든 다양한 작품.
목공을 배우는 아마추어들이 만든 다양한 작품.
목공을 배우는 아마추어들이 만든 다양한 작품.
목공을 배우는 아마추어들이 만든 다양한 작품.
목공을 배우는 아마추어들이 만든 다양한 작품.
목공은 손으로 직접 자르고 깎고 다듬는 아날로그적 감성에 충실한 작업이다. 어릴 적 공작 시간이면 나무토막을 주물러 근사한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그 아련한 향수, 목재에서 전해지는 향기롭고 따뜻한 물성(物性). 중년들의 발길이 지남철에 이끌리듯 목공소로 이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글 사진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2020-03-0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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