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강사 강덕임씨 인터뷰
성교육강사 강덕임씨
→현장에서 보는 아이들은 어떤가.
-학교에 가면 ‘음란물로 자기주도 학습을 많이 하지 않느냐.’고 학생들에게 꼭 묻는다. 그런데 초등학생이 이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린다. 중학생들도 ‘스킨십을 어디까지 해봤냐.’는 질문에 오럴섹스와 같은 단어들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 또 친구들에게 성기가 작다고 놀리는 일도 다반사다. 성기가 크게 부각되는 음란물을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성기 중심적 사고를 하게 된 것이다.
→음란물 모니터링 외에 성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뭔가.
-음란물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접근을 막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성교육을 통해 판단력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 음란물에서 보여지는 남성의 권위적인 모습이 현실과 다르다는 걸 아이들이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성은 무조건 순종적이다.’, ‘사정 시간이 긴 게 좋다.’ 등의 고정관념들을 바로잡는 성교육이 필요하다.
→애로사항은 없나.
-짓궂은 애들이 있다. ‘섹스 해봤냐.’고 직접적으로 묻는다. 미혼인 강사들은 “난 결혼했고 아이가 2살이야.”라는 식의 원치 않는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한다. 특히 남학교는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강사에게 관심을 보여 진땀을 흘리게 만든다.
→성교육에 있어 보완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학교가 성교육을 형식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 교육을 답습하는 것이다. 자던 아이들도 벌떡 일어나 집중할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한데 현장에서 아이들의 생각을 따라가지 못한다. 정부나 시민단체들은 사후약방문식 대책이 아니라 아이들의 에너지 배출구를 만들어야 한다. 운동장 확충 등이 한 예이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2012-10-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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