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땅-. 짧고 경쾌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세련된 고층 아파트가 올라가는 서울 수색 뉴타운과 화려한 빌딩 숲의 상암DMC 사이. 은평구 수색동 주변이 쉴 새 없이 바뀐 수십 년간 형제대장간은 한결같이 마치질 소리와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습니다. 2000도가 넘는 석탄 화로에서 벌겋게 달군 철을 마치로 두들기고, 물에 담가 식히고 다시 달궈 두들기는 작업을 수십 번 수백 번. 그 끈기의 결과로 철은 훨씬 더 강해집니다. 1904년 창간한 항일 언론 대한매일신보를 전신으로 하는 서울신문은 지난 116년 동안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과 분단, 억압과 자유, 반목과 화해 등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 왔습니다. 숱한 담금질, 메질, 마치질이 강인한 연장을 만들듯, 서울신문도 더욱 견고한 언론으로 제련됐습니다. 아직 우리는 어려움 속에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지배한 지 6개월. 세계 경제는 위기로 치닫고 남북은 여전히 냉랭합니다. 그러나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 강화(强化)의 시간을 서울신문이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하며 독자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글 최여경 문화부장 cyk@seoul.co.kr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2020-07-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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