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 헬파이어 함대함·함대지 발사 실험 성공
공대지 미사일로 활약한 ‘헬파이어 미사일’이젠 함선에 장착…뛰어난 정밀성 부각
크기 작아 다량 적재…연안전투함 순차 장착
지난 16일(현지시간) 연안전투함(LCS)인 몽고메리함에서 롱보우 헬파이어 미사일을 발사해 지상의 목표물을 파괴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이 미사일은 1980년대 냉전시기 고속으로 기동하는 소련의 기갑차량을 공중에서 타격할 목적으로 개발됐습니다. 전차는 육중한 전면·측면 장갑을 두르고 있어, 지상에서 맞붙으면 파괴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포탑 위쪽은 장갑이 약하고 방어 기능도 없어 하늘에서 미사일로 공격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헬파이어 미사일인 겁니다.
●헬기부터 무인기까지…은밀한 암살자그도 그럴 것이 관통력이 전차 전면 장갑도 뚫을 수 있는 최대 1400㎜여서, 파괴하지 못할 전차가 없었습니다. 2003년 이라크전에서의 맹활약을 지켜본 미군은 개량에 개량을 거듭합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암살자’로 불리는 미 공군 무인기 ‘MQ-9 리퍼’ 조합입니다.
헬파이어 미사일(날개 바깥쪽)을 장착한 MQ-9 리퍼. 미 공군 제공
미군은 대담하게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인근에 MQ-9를 띄운 뒤, 도로에 있는 솔레이마니 차량에 헬파이어 미사일을 쏴 암살했습니다. 이란의 입장에선 ‘테러’였지만, 군사전문가들은 미사일의 정밀성에 주목했습니다.
3일 오전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인근 도로에서 이란 정예군 쿠드스 사령관인 거셈 솔레이마니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미군의 미사일 공격을 맞아 불타고 있다. 이라크 총리실 제공
●최대 장점 ‘발사 후 망각’…해군도 반했다2016년엔 심지어 미 해군도 미사일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발사 후 망각’ 기능을 갖춰 버튼만 누르면 되는데, 굳이 육군과 공군 작전에 한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었습니다.
헬파이어 미사일을 장착한 아파치 가디언(AH-64E). 방위사업청 제공
그래서 전투함에 쓰는 단거리 미사일은 거액을 들여 새로 개발하는 것보단 헬파이어 미사일을 개량해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다만, 수직 발사대에서 발사해 목표물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유도시스템이 필요했습니다. 미 해군은 2016년부터 만재배수량 3000t 규모인 연안전투함(LCS) 장착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2019년엔 롱보우 헬파이어 미사일을 장착한 LCS로 연안 공격과 방어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적 고속정을 파괴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은 성공적이었고, LCS에는 24발의 롱보우 헬파이어 미사일이 장착됩니다.
●연안전투함에 24발 ‘롱보우 헬파이어’ 장착
몽고메리함에서 발사하는 롱보우 헬파이어 미사일. 실제 발사 속도보단 느린 화면으로 보여준 것이다. 미 해군 제공
이젠 해상전을 넘어 상륙작전 지원을 위한 함대지 능력까지 갖춘 겁니다. 더스틴 로네로 몽고메리함 함장은 “LCS는 병사들의 상륙을 돕기 위해 해안에 가장 근접해서 화력을 지원하는 함선”이라며 “LCS의 공격력을 높이는 다음 단계 실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육·해·공군을 모두 사로잡은 헬파이어 미사일의 진화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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