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블린 미사일과 러시아 전차 구조
반응형 장갑 두르고 납작한 러 전차재블린 미사일 공격에 속수무책 파괴
포탄 유폭돼 상당수 포탑 뜯겨져 나가
러시아군엔 공포…우크라군 ‘여론전’ 활용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포탑이 뜯겨져 나간 러시아 전차. 우크라이나 국방부 페이스북 캡처
자신감을 얻은 우크라이나 당국은 최근 수도 키이우 외곽의 격전지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격전지 곳곳에서는 러시아군 전차 잔해가 나뒹구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포탄이 포탑 아래에 있는 러시아 전차그럼 왜 러시아군 전차 상당수가 포탑이 날아간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는 러시아군 주력전차인 T-72B3와 T-90 등이 채택한 독특한 내부 구조 때문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전차는 포탑 연결 부위 바로 아래에 포탄을 눕혀 원형으로 둘러 쌓아놓는 ‘캐러젤’ 방식으로 적재합니다. 주로 포탄 머리가 원 중심을 향하도록 눕혀 공간을 작게 차지하도록 합니다. T-72, T-90이 이런 형태입니다.
반면 한국 전차나 서구권 전차는 포탑의 뒷부분에 일렬로 포탄을 쌓아놓습니다. 이런 방식을 ‘버슬형’이라고 합니다. K-2 흑표 전차가 버슬형 자동장전장치를 채택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매복 공격으로 포탑이 뜯겨져 나간 러시아 전차. 우크라이나 국방부 제공
그러나 캐러젤형은 공격을 받아 적재된 포탄이 유폭될 경우 포탑 전체가 뜯겨져 나갈 위험이 큽니다. 실제로 키이우 외곽에서 격전지를 둘러본 뉴욕타임스 기자는 재블린 미사일에 맞은 러시아군 T-90 전차의 포탑이 9m 바깥까지 날아갔고, 차체는 아예 산산조각이 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전차는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대부분 갑옷처럼 ‘반응형 장갑’을 둘렀지만 효용성은 그리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미국이 제공한 FGM-148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때문입니다.
재블린 미사일 발사훈련을 하는 우크라이나군. 우크라이나 국방홍보원
●‘성 재블린’ 반응형 장갑도 무용지물재블린 미사일은 무게 22.3㎏으로 적지 않은 무게여서 2인 1조로 운용합니다. 사정거리는 초기형이 2.5㎞, 개량형은 5㎞에 이릅니다. 최대 800㎜의 관통력이 있는데, 압축 공기로 공중으로 치솟기 때문에 사수를 발견하기 무척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차의 가장 약한 부위인 포탑 상부를 직격하기 때문에 전면 방어 위주로 장착된 반응형 장갑을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립니다.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모르는 미사일에 직격돼 포탑이 뜯겨져 나가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러시아군은 공포에 휩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이 재블린 미사일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경험한 뒤 러시아 저항의 상징으로 ‘성 재블린’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습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