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도 쌍둥이는 처음이라] 남성 육아휴직 유별난가요
남성 육아 휴직자 3년 사이 2배로정부 권장하지만 여전히 망설여
“대출금·생활비 어쩌나” 돈 걱정
복직후 업무 배제… 퇴사 우려도
“휴직급여 인상·업무 차별 없어야”
광고가 나온 건 각각 2017년, 2020년이다. 불과 3년 사이에 광고 속 아빠는 양육자로서 ‘객체’에서 ‘주체’가 됐다.
실제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통계를 보면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 육아휴직자의 비율은 2017년 13.4%, 2018년 17.8%, 2019년 21.2%, 2020년 24.5%로 빠르게 늘고 있다. 3년 새 2배 수준이 됐다.
하지만 육아휴직 제도의 보완할 점들은 여전하다. 아직도 많은 아빠들이 양육 의지가 있더라도 경제적·사회적 이유로 ‘육아휴직 쓰겠다’는 말을 속으로 곱씹는다. 내 경우에도 월 150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당장 소득대체율이 50%에 불과하니 “대출금, 생활비는 어쩌나” 하는 생각부터 든다.
돈 걱정은 누군가에게는 복에 겨운 소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가 지난해 공개한 사례 하나만 보자. ‘10년차 남자 직장인입니다. 육아휴직 후 복직했더니 첫날부터 업무에서 배제됐습니다. 동료들 앞에서 할 일 없으면 휴지통이나 닦으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결국 퇴사했습니다.’ 믿기지 않지만 이처럼 시대를 역행하는 조직도 있다.
아빠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나아갈 방향과 목표는 뚜렷하다. 육아휴직 급여를 지금보다 인상해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게 첫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이미 육아휴직 급여 현실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만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급여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은 이미 재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사회 전반에 육아휴직 쓴다고 뒷담화하거나 업무 차별을 하지 않는 분위기가 자리잡는 것도 필수다.
성역할을 구분 지어 남성은 노동만 하고 여성은 가사만 하던 시대는 끝났다. 하루빨리 정부가 일·가정 양립 시스템을 확실히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아빠의 육아휴직이 일상이 되면 엄마들이 ‘양육’을 이유로 경력단절을 고민하는 일도 줄어들 테다. 광고처럼 세상은 정말 달라졌을까. ‘주양육자 아빠’는 그 육아휴직을 얻어내기 위해 어떤 용기를 감내했을까.
2022-01-2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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