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전 대표, 혐의 부인… “법정에서 혐의 유무 다툴 것”
쟁점은 송 전 대표 돈봉투 살포 인지 여부
돈봉투 수수의원 조사도 본격화할 듯
법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일입니다. 법원과 검찰청 곳곳에는 삶의 애환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복잡한 사건의 뒷이야기부터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법 해석까지, 법(law)과 사람들(human)의 이야기(story)를 서울신문 법조팀 기자들이 생생하게 전합니다.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8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눈을 질끈 감고 있다. 연합뉴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지난 8일 밤늦게까지 송 전 대표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했습니다. 검찰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을 수사한 지 8개월 만입니다.
검찰은 이날 송 전 대표에게 돈봉투 살포를 지시 또는 인지했는지 등 각종 의혹을 강도 높게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그동안 확보한 인적·물적 증거를 토대로 200장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송 전 대표 “검사 앞에서 해명해야 실효성 없어”다만 송 전 대표는 이날 검찰 출석 전 취재진과 만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송 전 대표는 “검사 앞에 가서 아무리 억울한 점을 해명해 봐야 실효성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송 전 대표가 그동안 검찰에 빨리 자신을 소환해달라고 촉구해왔던 것과 달라진 태도입니다. 송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제가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말은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빨리 이 사건을 종결하라는 것이었다”면서 검찰이 기소하면 법정에서 혐의 유무를 다투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 [로ː맨스] 법(law)과 사람(human)의 이야기(story)
돈봉투 사건으로 앞서 재판에 넘겨진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박용수 전 보좌관, 윤 의원 등은 모두 범행의 상당부분을 인정한 상황입니다.
검찰,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송 전 대표 “기각시킬 자신 있다”결국 핵심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당대표 당선을 위해 측근들이 벌인 범행을 주도했거나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검찰이 이번 소환 조사에서 송 전 대표에게 이를 증명할 증거를 제시했을지 주목됩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해 송 전 대표 신병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염두에 두고 “검찰이 청구하면 저는 기각시킬 자신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돈봉투 수수의원에 대한 조사도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송 전 대표 조사가 어느 정도 마쳐지면 수수 의원 소환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일 민주당 소속 임종성·허종식 의원에 대해 돈 봉투 수수 혐의로 압수수색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윤 의원 등의 재판 법정에서는 돈 봉투가 살포된 의혹을 받는 회의체에 한 번이라도 참석한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의원 21명의 실명을 공개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다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야권 의원들을 향한 수사를 확대하는 모양새는 검찰에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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