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자백 왜 계속될까
살을 찢는 고문이 사라진 시대에도 수사·재판 과정에서 허위자백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이기수 전남대 해양경찰학과 교수
수사 과정에서의 피의자 권리에 무지한 미성년자, 피의자가 여럿인 사건에서 다른 이들이 자백했으니 혼자만 부인하면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는 ‘죄수의 딜레마’식 설득 작업에 노출된 이들이 특히 허위자백을 선택하곤 했다. 이 교수는 “한 사람의 자백이 다른 사람으로 확산돼 가는 ‘확산효과’가 허위자백 사건에서 많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기소는 검찰, 처벌은 법원’의 경계가 모호할수록 수사기관이 ‘처벌 수위를 낮춰 주겠다’고 설득할 공간은 넓어진다. 수원 노숙소녀 상해치사 사건에선 “자백하면 상해죄, 부인하면 살인죄로 처벌”, 옥천 경찰서장 뇌물 사건에선 “자백하면 집행유예에 추징금 감경, 부인하면 중형 구형” 등의 회유가 수사 단계에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8-10-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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