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그룹 해체 이전 재계 서열 24위…허니버터칩으로 제2의 전성기 준비
2005년 크라운제과에 인수되기 전까지 해태제과는 1945년 광복 이후 순수한 민족자본과 우리 기술로 세워진 국내 최초의 식품회사였다. 고 박병규, 민후식, 신덕발, 한달성씨 등 4명은 일제시대 제과회사였던 영강제과에서 같이 근무했던 동료 사이로 이들은 1945년 10월 3일 ‘해태제과 합명회사’를 공동 창업했다. 이후 박 창업주가 타계하자 1981년 박 창업주의 장남 박건배(66) 전 해태그룹 회장이 그룹을 이끌었다.해태그룹은 1997년 주력사인 해태제과가 부도를 내면서 해체 수준을 밟기 전까지 재계 서열 24위에 올라 있던 대그룹이었다. 하지만 박 전 회장은 인켈 인수 등 비식품 분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자금난으로 결국 부도를 냈다.
박 전 회장은 부도 이후 위장 계열사 6곳을 경영하면서 계열사 자금 35억 4000만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8년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지만 2010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후 박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박 전 회장의 2남 1녀 가운데 장남 박재범(38)씨는 국내 1위 와인 수입사인 금양인터내셔날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해태제과는 그 존재 자체로 국내 제과업계의 역사를 썼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해태제과는 설립과 동시에 만든 연양갱을 시작으로 올해로 45살이 된 국내 최초 아이스크림콘 부라보콘에 이어 맛동산, 에이스, 샤브레, 누가바, 바밤바, 오예스, 홈런볼 등 지금까지 사랑받는 제품들을 봇물처럼 출시하며 해태제과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올해 고희(古稀·70)를 맞은 해태제과는 지난해 스낵업계 신드롬을 일으킨 ‘허니버터칩’으로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2년 가까운 연구 끝에 개발된 허니버터칩은 짠맛 일색의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던 감자칩 시장을 ‘단맛 감자칩’으로 일순간에 바꿔 버리며 단숨에 스낵시장 1위로 뛰어오른 제품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5-06-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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