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잼 사이언스] 10년 솔로 ‘로미오’ 개구리 공개구혼으로 줄리엣 찾다

[핵잼 사이언스] 10년 솔로 ‘로미오’ 개구리 공개구혼으로 줄리엣 찾다

박종익 기자
박종익 기자
입력 2019-01-17 17:38
수정 2019-01-18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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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男, 볼리비아 숲서 활달한 그녀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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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W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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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개구리´라는 별칭이 붙었던 개구리 한마리가 드디어 솔로 탈출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해외 언론은 볼리비아 코차밤바 자연사박물관에서 10년째 독수공방 중인 수컷 개구리의 짝이 야생에서 포획됐다고 보도했다. 11살로 추정되는 이 개구리의 이름은 로미오.

박물관 수족관에서 홀로 살고 있는 로미오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살아 있는 ‘세후엔카스 물개구리´ 종(種)의 개구리다. 볼리비아 운무림의 고지대 개울가에서만 살고 있고 환경파괴로 멸종위기에 몰린 탓에 그간 전문가들은 야생에서 로미오의 동족을 찾지 못했다.

이에 볼리비아 생물학자들은 지난해 초 로미오의 짝을 찾기 위해 데이트사이트 ‘매치’와 제휴해 공개 구혼에 나서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여기서 걷힌 후원금을 바탕으로 현지 학자들은 본격적인 ‘줄리엣´ 찾기에 나서 이번에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탐사팀을 구성한 학자들은 지난 1년 동안 볼리비아 숲에서 세후엔카스 물개구리 가문에 속하는 총 3마리의 수컷과 2마리 암컷을 잡았다. 이 중 암컷 한마리를 줄리엣으로 낙점해 드디어 로미오의 짝을 찾아준 것.

볼리비아 코차밤바 자연사박물관 테레사 카마초 바다니 박사는 “로미오가 매우 조용하고 움직임이 거의 없는 반면 줄리엣은 활달한 성격”이라면서 “향후 증식을 통해 개구리들을 원래 서식지에 보내 보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를 도운 ‘세계야생동물보호단체’(GWC) 소속 크리스 조던은 “환경오염, 서식지 감소, 기후변화 등으로 전 세계 양서류가 생태계의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로미오와 줄리엣뿐 아니라 멸종위기에 처한 비슷한 생물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2019-01-18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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