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파묘, 그 이후
파묘꾼들이 말하는 장묘 문화 ‘新풍속도’
고향 선산 대신 후손들 사는 근처로개장 수요 40% ‘손 없는’ 윤달 몰려
‘삼재’ 든 가족 있다고 파묘 멈추고
비싼 관 열었는데 물 출렁인 적도
장묘업자 김왕기(62)씨가 지난달 27일 강원 춘천의 한 야산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15년째 장묘업체를 운영하는 김태호씨는 최근 장묘문화에 대해 “자손들 따라 조상 묘지도 상경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대개 고향 선산이나 조상이 살던 곳에 명당을 찾아 묘를 쓰다 보니 농촌 산간에 묘소가 많았는데, 관리가 어렵다 보니 최근에는 후손들이 사는 도시 근처로 모셔 오는 게 유행이라는 것이다. 다른 장묘업체 대표 정찬송씨도 “과거에는 고인이 살던 곳에 모셨지만 요즘은 후손들이 사는 곳 근처로 모시는 경향이 강하다. 서울의 경우 경기권, 멀면 충청도까지만 모시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강원 춘천의 한 야산에서 장묘업자들이 무연고 무덤을 파내고 있다. 오장환 기자
21세기에도 장묘업은 여전히 무속이나 사주, 미신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른바 ‘손 없는 달’로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다는 윤달만 되면 묘지 개장 수요가 몰리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처럼 윤달이 있는 해에는 1년간 이뤄지는 개장의 약 40%가 이 한 달 안에 이뤄질 정도다. 장묘업체 대표 김경수씨는 “윤달에는 개장 수요가 몰리면서 화장장 예약이 2초 만에 끝난다”며 “일시적으로 화장장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비용을 다섯 배나 주고 다른 지역에 가서 화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경남 고성에 있는 무연고 묘지 앞에서 장묘업자들이 개토제(땅을 파기 전 지내는 제사)를 지내고 있다. 사진 본인 제공
파묘를 하다 보면 간혹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은 유골을 발견하기도 한다. 파묘꾼들은 이를 보면서 무조건 돈을 많이 들여 비싼 관을 쓴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라고 했다. 땅속에 묻힌 시신은 보통 15년이 지나면 육탈(살이 썩고 뼈만 남는 것)하기 마련인데, 개장했을 때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은 유골을 보고 유족들이 뒤늦게 후회한다는 것이다.
경상도 지역에서 27년째 장묘업체를 운영해 온 김대현씨는 “관을 열었는데 물이 출렁거리는 걸 보면 유족분들이 많이 운다”면서 “비슷한 시기 같은 지역에 묻었더라도 토양의 성질이나 관의 종류에 따라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물이 차는 것을 막겠다’며 석회를 두껍게 뿌리고 흙과 함께 다지는데, 이 역시 지나치면 자연스러운 백골화를 방해하기도 한다. 23년 경력의 김정태 장의사는 “후손 입장에서는 예의를 다하려고 호화롭게 묘를 쓰지만 결과적으로 시신이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QR 찍으면 유튜브로
서울신문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기획 기사는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Sb2AsRnTwc
| 관련 기사 목록 |
<1회> 버려진 무덤
⬝ [단독]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1006)
⬝ [단독] “동티날까 봐 맘대로 못허구”… 잊힌 무덤은 다시 수풀에 묻혔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4002)
⬝ [단독] 42년 만에 창고로… 조상님은 떠나기 전 ‘임시 정거장’에 들렀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5002)
<2회> 산 자보다 죽은 자가 많다
⬝ [단독] “조상님 얼굴도 모르는데 벌초”… 60년 후 1명이 묘 22기 돌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1)
⬝ [단독] 소나무 한 그루에 1억까지… 천차만별 가격에 ‘수목장’ 엄두 못 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9001)
⬝ [단독] 후손들 몰래 ‘파묘’·합의금 노린 ‘알박기’… 법정에 선 조상님의 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2)
<3회> 파묘, 그 이후
⬝ [단독] 자식들에게 짐 될까 봐, 가까이 모셔 자주 보려고… 파묘 ‘결단’하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4)
⬝ [단독]“묘 정비할 돈으로 다리 더 놓지”… 정부도 손놓은 한시적 매장제도[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1)
⬝ [단독] “자손 따라 조상 묘지도 상경… 배산임수는 옛말, 요즘엔 수도권이 명당”[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3)
⬝ [단독]“흩어진 조상님 무덤 한곳에… 파묘, 달라진 시대의 효 실천 방법”[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2)
<1회> 버려진 무덤
⬝ [단독]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1006)
⬝ [단독] “동티날까 봐 맘대로 못허구”… 잊힌 무덤은 다시 수풀에 묻혔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4002)
⬝ [단독] 42년 만에 창고로… 조상님은 떠나기 전 ‘임시 정거장’에 들렀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5002)
<2회> 산 자보다 죽은 자가 많다
⬝ [단독] “조상님 얼굴도 모르는데 벌초”… 60년 후 1명이 묘 22기 돌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1)
⬝ [단독] 소나무 한 그루에 1억까지… 천차만별 가격에 ‘수목장’ 엄두 못 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9001)
⬝ [단독] 후손들 몰래 ‘파묘’·합의금 노린 ‘알박기’… 법정에 선 조상님의 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2)
<3회> 파묘, 그 이후
⬝ [단독] 자식들에게 짐 될까 봐, 가까이 모셔 자주 보려고… 파묘 ‘결단’하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4)
⬝ [단독]“묘 정비할 돈으로 다리 더 놓지”… 정부도 손놓은 한시적 매장제도[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1)
⬝ [단독] “자손 따라 조상 묘지도 상경… 배산임수는 옛말, 요즘엔 수도권이 명당”[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3)
⬝ [단독]“흩어진 조상님 무덤 한곳에… 파묘, 달라진 시대의 효 실천 방법”[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2)
2023-09-25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