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플랜튜드에서 판매 중인 식물성 메뉴. 풀무원 제공
플랜튜드는 비건 식당으로 인증을 받고 식물성 메뉴를 만들어 판다. 그럼에도 매장 내외부에서 비건을 전면적으로 강조하지는 않는다. 아직까지 대중에게 낯선 비건 식당보다는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캐주얼 레스토랑으로서 자리 잡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파스타, 카레, 덮밥, 떡볶이 등 14종의 메뉴를 식물성으로 재해석해 판매하는데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달고 짠 맛을 냈다. 임소현 풀무원푸드앤컬처 플랜튜드 셰프는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가 보통 알던 비건 은 샐러드에 국한된 메뉴에, 맛은 좀 심심하고 싱거워도 건강을 위해 먹는 음식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플랜튜드의 메뉴는 비건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비건 음식도 일상식처럼 누구나 부담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식당 운영과 관리 측면에서도 비건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플랜튜드는 외부 식음료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메뉴부터 주방 조리 환경까지 모두 심사를 거쳐 ‘비건 인증 레스토랑’ 자격을 갖췄는데, 이 자격을 유지하려면 매장 내에서 동물성 원료가 나오면 안 되기 때문이다. 또 사용 중인 식재가 단종되는 경우 등에도 인증 작업을 다시 거쳐야 해 때때로 일부 메뉴의 판매가 중단되는 어려움도 있다.
소비자 반응은 호의적이다. 코엑스에 있는 1호점과 2호점은 지난달까지 누적 방문객 수가 7만여명을 넘었다. 판매된 메뉴 수도 음료를 포함해 10만개에 달한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전 연령층이 방문하고 있고, 주말에는 가족 단위 고객들도 눈에 띈다는 설명이다. 올해 접근이 용이한 복합몰 중심으로 지속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연내 3~4호점의 추가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 셰프는 “처음에는 비건 식당인줄 알고 찾아서 오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지나가다가 메뉴판을 보고 호기심에 오시는 분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맛있게 구워지는 대체육 함박스테이크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제7회 베지노믹스페어 비건페스타에서 관계자가 대체육 함박스테이크를 굽고 있다. 2023.03.17. 뉴시스
고급 레스토랑부터 패스트푸드까지 비건이 활용되는 영역도 넓어졌다. 농심은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을 통해 독자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접목한 간편식품을 내놓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을 비롯해 조리냉동식품과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등 50여 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장기적으로 베지가든의 연매출을 1000억원 규모까지 키울 계획이다. 지난해 5월부터 비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인 ‘포리스트 키친’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도 지구환경과 건강 등을 고려해 지난 20일부터 ‘노브랜드 버거’ 전 메뉴에서 사용하는 번(빵)을 식물성으로 전환했다. 다음달에는 식물성 빵에 대안육 ‘베러미트’ 패티, 신세계푸드가 자체 개발한 식물성 치즈와 식물성 소스 등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베러 버거’를 선보일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대체유 브랜드 ‘얼티브’의 상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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