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생생리포트] ‘자발적 왕따’ 자처 트럼프 지지 잇따라
20~30대서 트럼프 지지는 사실상 금기경기 호황에 흑인 청년도 “트럼프 굿~”
대선 캠프 고무적… 재선 가도에 청신호
소셜미디어 등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20대로 유명해진 이사벨 브라운이 표지 모델로 나온 뉴스위크지(오른쪽)와 그가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사진(왼쪽).
이사벨 브라운 인스타그램 캡처
이사벨 브라운 인스타그램 캡처
토머스 잭슨(23)은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조사가 시작될 즈음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폭탄선언을 했다고 밝혔다. 잭슨은 “주변 지인 대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과 정책에 비판적이지만 나는 그를 지지한다”면서 “지인들에게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더니 그들이 나를 멀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관없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정책에 찬성하진 않지만 그가 누구보다 훌륭한 미국 대통령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제까지 20~30대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은 ‘금기’였다. ‘트럼프 지지=왕따’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과 압박, 분열 정치는 젊은이들의 혐오 대상이며 술자리의 단골 안주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갤럽의 11월 조사에 따르면 50~64세의 트럼프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54%에 이른다. 이어 65세 이상이 48%, 35~49세는 41%다. 반면 18~34세의 지지율은 27%다. 20~30대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30%를 넘은 적이 없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제이슨 리바스(22)는 최근 뉴스위크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나 레토릭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지만 그래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며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경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바스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한 자본주의자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감세를 하려는 것 때문에 명백히 그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사벨 브라운(22)은 인스타그램에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인 빨간색의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 적힌 모자를 쓴 사진을 올리며 공개 지지에 나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여과 없는 성격을 좋아한다”면서 “내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흑인인 벤 오케르케(27)도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주의자라고 하는 것은 논쟁을 하려는 게 아니라 논쟁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1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열린 보수청년단체 ‘터닝포인트 USA’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환호하는 학생들의 모습.
팜비치 로이터 연합뉴스
팜비치 로이터 연합뉴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12-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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