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생생리포트] “국제수입박람회에 시진핑 온다”… 기업 참여 강요하는 상하이

[특파원 생생리포트] “국제수입박람회에 시진핑 온다”… 기업 참여 강요하는 상하이

입력 2018-10-21 23:10
수정 2018-10-22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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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5~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중국국제수입박람회를 앞두고 상하이시 전체가 난리법석이다. 상하이시는 중국이 처음으로 여는 국제수입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11월 5~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시민들은 대신 11월 3일과 11월 10일 두 번의 토요일에 대체 근무를 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또 프리스비(원반), 롤러스케이트, 배트와 공 등도 박람회장 반입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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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중국 정부가 개최하는 최초의 수입 주제 박람회가 열린다. 차이나데일리 홈페이지 캡쳐
11월 5~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중국 정부가 개최하는 최초의 수입 주제 박람회가 열린다.
차이나데일리 홈페이지 캡쳐
중국 정부가 수입을 주제로 여는 최초의 박람회는 세계를 향해 중국의 개방 의지를 드러내는 현장이기도 하다. 한국·미국을 비롯한 G20(주요 20개국) 회원국 전체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주변 120개 국가에서 28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한국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200여개 기업이 참여한다. 한국의 기업관 규모는 일본, 미국 등에 이어 5위로 축구장 한 개 넓이다.

총 행사장 규모는 축구장 35개 크기에 이른다. 중국 외교부와 대사관은 지난 몇 달간 해외 기업과 정부에 박람회 참여를 독려했다. 한 서방 외교관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어마어마한 사업 기회가 있다”라는 식의 협박에 가까운 박람회 참여 요구를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중국 국유기업과 지방정부 대표의 박람회 참여는 의무사항이다.

상하이시를 비롯해 중국 전체가 박람회를 앞두고 준비에 유난을 떠는 것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박람회 개최를 알리면서 박람회를 통해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 미국과의 흑자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에는 2018년에 중국이 여는 4대 국가 외교 행사의 하나가 상하이 수입박람회라고 강조했다.

수입박람회에 참석하는 기업들은 행사 자체보다 중국의 새로운 시장 개방 정책 공개에 대한 기대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박람회에 참석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어떻게 수입을 더 늘릴 것인지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콧 케네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만약 박람회의 목적이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중국은 정확하게 정반대의 단계를 밟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기업에 불참하는 것은 경솔한 짓이라며 박람회 참여를 강요하는 것이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8-10-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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