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소로 뜨는 ‘아리랑 영화의 거리’

명소로 뜨는 ‘아리랑 영화의 거리’

입력 2010-04-12 00:00
수정 2010-04-1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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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엔 166개 영화포스터… 춘사 나운규의 숨결이

태극당에서 시작되는 미아리고갯길에 들어서기 전 성신여대입구 지하철역 돈암4거리부터 오르는 아리랑길은 느리게 산책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근처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가 시간이 남거나 혹은 버스를 기다리다가 어슬렁거리고 싶을 때 고갯길을 걷다 보면 반가운 ‘영화배우’들을 만나 시간을 달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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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거리 아리랑길 보도블록에는 국내외 유명영화 작품 포스터가 청동 부조로 새겨져 있다. 고갯길을 오르다 숨이 찰 때쯤엔 춘사 나운규의 일생과 영화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은 조형물이 세워진 ‘아리랑 쉼터’에서 쉬어가면 좋다.
영화의 거리 아리랑길 보도블록에는 국내외 유명영화 작품 포스터가 청동 부조로 새겨져 있다. 고갯길을 오르다 숨이 찰 때쯤엔 춘사 나운규의 일생과 영화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은 조형물이 세워진 ‘아리랑 쉼터’에서 쉬어가면 좋다.


6번 출구로 나오면 가장 먼저 반기는 배우가 20세기 최고의 예술가 ‘모던타임스’의 찰리 채플린이다. 보도블록에 청동부조로 새겨진 영화 포스터다. 조금 더 걸으면 ‘카사블랑카’의 잉그리드 버그먼, ‘이유없는 반항’의 제임스 딘, ‘택시드라이버’의 로버트 드 니로, ‘대부’의 말론 브랜도와 만난다.

보도블록에 국내외 대표적인 영화 포스터 166개를 청동부조로 실물 크기로 재현했다. 영화 ‘아리랑’이 단성사에서 개봉된 1926년을 기점으로 2000년까지의 작품들이 새겨져 있다.

건너편에선 한국영화에 푹 빠질 수 있다. 약 5m 간격으로 ‘자유부인’ ‘미워도 다시 한번’ ‘바보들의 행진’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등등. 한국영화사를 써온 대표작들을 보여주는 동판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때묻은 동판이 영화에 대한 향수를 더욱 자극한다.

우리나라에는 실존의 고개든 상징의 고개든 아리랑고개는 많다. 그러나 돈암사거리를 기점으로 서쪽으로 동소문동, 동쪽으로 동선동을 지나 돈암동, 정릉길과 교차하는 아리랑시장 앞까지의 1.5km 도로는 영화 아리랑의 피날레를 찍은 곳이어서 매력을 더한다.

춘사(春史) 나운규선생의 ‘아리랑’은 1926년에 만들어져 한국 현대영화의 효시가 됐다. 돈암동 사거리에서 정릉 쪽을 향해 오르막을 걷다가 숨이 차 걸음을 멈추는 곳. 바로 이곳에서 ‘아리랑’의 마지막 컷을 담았다고 한다. 구는 2004년 이곳을 ‘아리랑 영화의 거리’로 지정했다.

손형사 성북구 홍보담당관은 “아리랑 영화의 거리는 1999년 정릉지역 재개발과 내부순환로 연결로의 교통량 급증으로 도로 폭을 넓히면서 ‘이왕이면 아리랑이라는 지명과 연관해 독특하게 꾸며보자.’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옛 영화에 대한 추억에 빠져 발길을 옮기다 보면 ‘아리랑 쉼터’가 나온다. 나운규의 일생과 영화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고 있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주민들의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언덕 꼭대기엔 145억여원을 들여 세운 ‘아리랑 시네센터’와 ‘아리랑 정보도서관’이 우뚝 서 있다.

글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2010-04-1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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