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안별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가급적 원만하게 경제 협력과 공동의 이익은 함께 추구해 나가는 관계로 관리해 나가겠습니다.”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한국의 레드라인을 넘고 있는 것 같다’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러시아와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의 무기 도입과 관련해 불편한 관계에 있다”다고 솔직하게 털어놨습니다. 실제 러시아는 최근 우리 국민을 간첩 혐의로 가뒀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대북 제재 전문가 패널 활동을 종료시키기도 하는 등 적대감을 보여왔죠.
반면 북한과는 밀착 모드로 전환했습니다. 두 국가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면서인데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각종 재래식 무기를,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그토록 원하는 첨단 군사기술과 에너지 등을 선물로 받아 챙겼죠.
블라디미르 푸틴 (오른쪽)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3일 러시아 동부 블라고베셴스크에서 약 200㎞ 떨어진 치올코프스키시 외곽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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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적극적인 모습입니다. 중국도 이에 화답하면서 양국 간 고위급 대화의 복원 조짐이 보이고 있죠. 먼저 오는 13일~14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중국 베이징을 찾아 왕이 외교부장을 만납니다. 우리 외교부 장관이 방중하는 건 문재인 정부 시절 강경화 당시 장관이 방중했던 2017년 11월에 이후 6년 반만이라고 하네요. 이달 26~27일(조율 중)엔 서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도 열립니다.
지난해 11월 26일 부산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양자회담에서 박진(오른쪽) 당시 외교부장관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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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인지 우리 정부는 양국의 고위급 만남을 앞두고 탈북자 북송 문제 등 각종 민감한 사안에 잔뜩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중국이 탈북민 수십명을 최근 추가 북송하는 등 강제 북송을 이어가고 있다는 인권 단체의 주장에 외교부와 통일부는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며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언급하는 데 그쳤습니다.
지난해 10월 탈북민 수백명을 강제 북송했단 인권 단체 주장 이틀 만에 통일부가 관련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매우 다릅니다. 과연 이 문제도 한중 만남의 주요 ‘의제’로 오를 수 있을까요.
미중 갈등, 북러 밀착 여기다 오는 11월 미 대선 변수까지. 강대국과 주변국의 틈바구니에 낀 우리 역시 복잡해진 셈법에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질서의 대전환기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현명하고 철저한 우리만의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얽히고 설켜 있는 외교안보 현안 뒤에 숨어 있는 맥락을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외안대전’(외교안보 대신 전해드립니다)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국익과 세계관이 맞부딪치는 총성 없는 전쟁 속에서 국방·외교·통일 정책이 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