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다] ‘우주쥐’ 73마리 탄생… 출산율 ‘지상쥐’ 수준

[우주를 보다] ‘우주쥐’ 73마리 탄생… 출산율 ‘지상쥐’ 수준

박종익 기자
박종익 기자
입력 2017-05-26 17:38
수정 2017-05-2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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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생명’ 출산 현실화되나

우주에서 생명이 태어나는 SF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 해외 언론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장기간 보관됐던 쥐의 정자를 지상에서 난자와 수정시켜 건강한 쥐 73마리가 탄생했다고 보도했다. 일명 ‘우주쥐’라는 흥미로운 별칭이 붙은 이 쥐들은 일본 야마나시대학의 연구로 태어났으며 정상적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것까지 확인됐다.
우주의 정자와 지상의 난자를 수정해 태어난 새끼 쥐들. 야마나시대학 제공
우주의 정자와 지상의 난자를 수정해 태어난 새끼 쥐들.
야마나시대학 제공
●포유류 생식 관련 우주 방사선 영향 안 밝혀져

일반적으로 우주공간의 방사선량은 지상의 100배에 달하기 때문에 사람을 포함한 동물의 생식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주 방사선 노출과 무중력 상태가 포유류 생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게 없었다.

●ISS 9개월 보관 동결건조 정자와 지상 난자 수정

연구팀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공동으로 2013년 8월 ISS에 동결건조한 쥐의 정자를 보내 9개월 후 회수했다. 연구팀은 이를 다시 지상의 난자와 수정시켜 73마리의 쥐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출산율도 지상의 정자와 난자로 탄생시킨 것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지상 난자가 손상된 냉동조건 정자 복구해 준 듯

다만 ISS에서 회수된 쥐 정자의 경우 지상에 보관된 것과 비교해 DNA 손상도가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를 이끈 와카야마 데루히코 교수는 “냉동 건조된 쥐 정자는 스스로 손상을 복구하지 못하지만 이 역할을 난자가 해준 것으로 보인다”면서 “훨씬 더 장기적으로 우주방사선에 노출되면 정자가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연구팀은 우주에서의 동물 번식을 연구하는 것일까? 와카야마 교수는 “미래에 인류가 장기간의 우주여행을 하게 되면 인공수정을 통해 신선한 고기를 공급받을 수도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우주 방사선 노출을 억제할 방법을 개발해야 하며 차후 차가운 달의 지하가 정자 저장소로 완벽한 장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2017-05-2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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