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미래의 농장 ‘스마트 팜’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미래의 농장 ‘스마트 팜’을 가다

입력 2015-02-01 17:52
수정 2015-02-0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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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통했다…식물공장 떠오른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사상 처음으로 PC를 추월했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스마트폰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생긴 지 10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정보기술(IT) 흐름을 급격히 바꾼 셈이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해 원격으로 농장을 관리하는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마치 화면을 보며 게임을 하듯 작물을 재배하는 이른바 ‘스마트 팜’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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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정보통신기술) 융·복합을 적용한 토마토 농장에서 농장주와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수확한 토마토에 대한 생육 환경 데이터를 측정하고 있다. (화순 한울농장)
ICT(정보통신기술) 융·복합을 적용한 토마토 농장에서 농장주와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수확한 토마토에 대한 생육 환경 데이터를 측정하고 있다. (화순 한울농장)
지난달 전남 화순군 ‘한울농장’. 토마토를 재배하는 곳으로 얼핏 보면 여느 농가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비닐하우스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한쪽 벽면에 설치된 통신 장비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복잡한 선도 없어서 간단한 장비로 보이지만 꽤나 다양한 기능이 숨겨져 있다. 농장대표 배진수씨는 “온도와 습도, 배양액 여분 등 온갖 정보가 무선인터넷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전송된다”고 말했다.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원격 환경제어장치인 것이다. 스마트 팜의 핵심은 생육 환경과 관련한 데이터 구축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자체 개발한 앱을 통해 최근 3년간의 생육 데이터를 축적한 후 활용 방법 등을 농가에 알려 주고 있다. 심근섭 농촌진흥청 지식정보화담당관은 “생생한 재배정보가 축적되고 공유되면 그 자체로 훌륭한 교본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식물공장’은 경기도농업기술원이 2012년 IT 융·복합기술을 접목해 개발한 첨단 작물재배 유리온실이다. 태양열로 냉난방을 해결하고 발광다이오드(LED)와 형광등으로 채소나 화훼를 재배하는 스마트 식물공장이다. 이상우 경기도농업기술원 연구원은 “계절이나 날씨에 관계없이 연중 재배할 수 있어 사막이 많아 식물재배가 여의치 않은 중동 국가로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물공장’이 기후변화 시대 농업생산 대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또 지하철역사와 같은 실내에서 자연광에서 자라는 식물공간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하공간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녹색공간을 제공하고 공기질 향상을 도모하는 목적이다. 현재 서울도시철도공사 5호선 여의도역사와 광화문역사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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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시설원예 설명회에 참가한 지자체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실 개폐 시연을 해 보고 있다. (이천 하일꽃농원)
스마트 시설원예 설명회에 참가한 지자체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실 개폐 시연을 해 보고 있다. (이천 하일꽃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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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농업기술원의 ‘태양광 식물공장’은 IT 융·복합기술을 접목해 개발한 첨단 작물재배 유리온실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의 ‘태양광 식물공장’은 IT 융·복합기술을 접목해 개발한 첨단 작물재배 유리온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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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제초기는 첨단 지능형 경작 관리 시스템이다.
로봇제초기는 첨단 지능형 경작 관리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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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무경 기술로 재배하는 식물공장의 딸기. (경기도농업기술원)
분무경 기술로 재배하는 식물공장의 딸기. (경기도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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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로봇접목기.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로봇접목기.
꽃을 재배하는 원예농가에서도 스마트 팜은 새로운 변화를 불러왔다. 산수유마을로 잘 알려진 경기 이천시 백사면 ‘하일꽃농원’. 이곳에선 국립농업과학원의 ‘스마트 시설원예 설명회’가 한창이다. “얼마나 빠른지 보세요.” 시연을 하는 한길수 연구사의 스마트폰이 온실 천장을 향했다. 마치 TV 리모컨이 작동하듯 ‘스르륵’하며 서서히 유리문이 열리자 모두들 ‘와’하는 탄성을 내질렀다. 예전에는 온실 개폐기를 열려면 꼬박 두 사람이 직접 몸으로 부딪쳐 가며 일해야 했다. 홍완식 농원 대표는 “이제는 집에서 버튼을 눌러 놓고 여유 있게 식사를 마친 뒤 농원에 나온다”며 “덕분에 인건비 역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우리나라 온실 유형에 알맞은 한국형 스마트 팜 적용 모형을 표준화할 계획이다. 이양호 농촌진흥청장은 “과학 영농으로 노동력을 절감하고 스마트 팜을 활용한 농업의 6차산업화로 농가 소득이 오르면 농촌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미래 농업을 주도할 핵심 키워드로 스마트 팜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일찌감치 스마트 팜에 대한 실험과 연구를 오랫동안 진행하며 시장을 선점해 왔다.

미래형 농업 모델로 부상하고 있는 스마트 팜을 고부가가치의 산업으로 한층 발전시켜야 할 시점이다.

jongwon@seoul.co.kr
2015-02-0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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