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했다, 너무 좋아서… 여가 선용으로 뿌듯하다, 재능기부 하고 봉사공연 하고
‘두둥 딱! 둥둥 딱! 둥둥둥.’ 지난 26일, 노인요양시설 ‘수원연세실버벨리’에서 웅장하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성 타악 동호회 ‘소리파워’가 신명나는 공연에 나선 것이다. 병원 생활에 지친 할머니, 할아버지는 희색이 도는 얼굴로 북소리에 맞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들썩이며 춤판을 벌이는 분위기에 힘이 난 단원들은 그 어느 공연 때보다 더 열심히 북을 두드렸다. 용환숙 소리파워 단장은 “이번 공연이 어르신들의 영혼을 어루만져 주고, 삶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경기 수원시 권선구 노인요양시설 ‘수원연세실버벨리’에서 여성 타악 동호회 ‘소리파워’가 위문 공연을 하고 있다.
이용기(오른쪽) 단장이 만든 백파이프 연주 동호회는 국내에 백파이프라는 악기를 활성화시킬 목적으로 만들었다.
서울 ‘송파아코디언앙상블’ 회원들은 여가 선용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은 봉사 공연을 할 만큼 연주 실력이 수준급이다.
서울 영등포문화원의 서예 강좌 수강생들은 지역 주민들의 가훈을 써 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60세 이상의 할머니 훌라댄스 그룹 ‘아이샤’가 춤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생활문화동호회의 변신 (영등포 전통무용 동호회의 연습장면)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생활문화동호회의 변신 (훌라댄스 동호회의 연습장면)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생활문화동호회의 변신 (서울 송파구 아코디언동호회)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생활문화동호회의 변신 (수원시 권선구 여성타악기 동호회 ‘소리파워’의 연습장면)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생활문화동호회의 변신 (수원시 권선구 여성타악기 동호회 ‘소리파워’의 연습장면)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생활문화동호회의 변신(영등포구 해금 동호회)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지역 주민들의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각 지자체 문화원에서 운영하는 강좌를 통해 쌓은 실력으로 재능 기부를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서울 영등포문화원에서 서예를 배우고 있는 김건섭씨는 “새해를 맞아 지역 주민들의 가훈을 써 주는 일에서 큰 보람을 얻는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전통악기 소리가 너무 좋았다는 초급 해금반의 강명식씨는 “실력을 빨리 키워서 청아하고 애절한 해금의 소리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며 연습에 열중했다.
대다수 동호회들은 아마추어 수준을 넘는 실력이다. 서울 송파아코디언앙상블의 최홍근 단장은 “처음엔 중·장년 교육생들이 여가 선용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봉사 공연을 할 만큼 수준급이 됐다”고 자랑했다. 영등포문화원의 한국무용 강사 박정혜씨는 “공연을 나가서 전공자들이라고 말하면 모두 속아 넘어간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국적인 색채가 짙은 동호회일수록 연말 봉사 공연이나 지역 축제에서 섭외 1순위다. 스코틀랜드 민속 악기인 백파이프를 연주하는 동호회는 이용기 단장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백파이프라는 악기를 접하게 함으로써 활성화시킬 목적으로 만든 동호회다.
최근 정부는 ‘문화가 있는 삶’을 표방하면서 생활문화예술 정책을 활성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전국 100여개의 우수 생활문화동호회 축제를 개최했다. 문체부 지역전통문화과 이은복 과장은 “생활문화동호회의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국민들의 일상 속 문화 융성 체감도를 높이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생활문화동호회의 봉사 공연이 한창이다. 한 해 동안 농사지어 수확한 열매를 모두에게 나눠 주는 의미일 것이다. 이들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나눔과 기부로 승화시키면서 지역문화를 발전시키고 있다. 꾸준한 연습과 공연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그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2014-12-2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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