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의 산 증인’이라는 수식어는 아무데나 붙일 수 있는 어구가 아닌데요. 오늘 ‘연예 포스토리’에서 살펴볼 탤런트는 가히 ‘한국 연예계의 산 증인’이라 불릴만한 것 같습니다. 서울대 철학과 재학시절 연극활동을 시작해 KBS 개국 첫 드라마인 ‘나도 인간이 되련다’를 통해 1961년 방송에 데뷔한 이순재의 지난 50여 년을 살펴봅니다.
●이순재 ‘제2의 직업’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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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포스토리 17] 이순재 ‘제2의 직업’은 국회의원?
이순재는 제14회 총선에서 서울 중랑 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연배가 좀 있으신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10~20대 분들은 이순재가 ‘국회의원’이었다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순재는 제14회 총선에서 서울 중랑 갑에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당시 이순재와 함께 금배지를 단 연예인에는 코미디언 이주일, 배우 최불암이 있는데요. 그들의 모습을 TV에서 계속 볼 수 있을지 여부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다고 합니다.
●국회의원 당선 이후 구설수에 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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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포스토리 17] 국회의원 당선 이후 구설수에 오른 이유
이순재는 국회의원 당선 이후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가 끝난 이후에는 연기 활동을 중단하고 정치 공부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말을 바꿔 다른 드라마에도 출연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순재는 국회의원 당선 이후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가 끝난 이후에는 연기 활동을 중단하고 정치 공부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힙니다. 하지만 이후 말을 바꿔 다른 드라마에도 출연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당시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정치인들 특유의 말 바꾸기를 배운 것 아니냐”는 비판 섞인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반면, 방송가에서는 “원래 연기자였던 그가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하네요.
●국회의원과 배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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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포스토리 17] 국회의원과 배우 사이.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의 한 장면
드라마 속 ‘대발이 아버지’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다면 이순재가 국회의원 당시 출연 중이던 드라마는 무엇일까요? 바로 ‘사랑이 뭐길래’라는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이순재는 최민수(대발이 역)의 아버지로 출연해 엄격하고 냉정한 아버지 상을 선보였는데요. 당시에는 ‘대발이 아버지’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이에 이순재는 선거 유세 현장에서 “저는 ‘대발이 아버지’가 아니라 ‘이순재’로 이 자리에 나온 겁니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네요.
●‘국민할배’가 금배지를 달고자 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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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포스토리 17] ‘국민 할배’가 금배지를 달고자 했던 이유
“연예인이라고 해서 정치에 참여할 수 없다는 논리는 있을 수 없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푸대접 받았던 문화예술정책을 정치인들에게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인 우리들이 직접 나서서 문화예술 전반에 걸친 정책을 개발하고 문화예술인들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자는 것이다.”
이래저래 논란이 많았던 이순재의 국회의원 활동. 그는 왜 국회의원이 되기를 희망했을까요? 과거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정치에 참여할 수 없다는 논리는 있을 수 없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푸대접 받았던 문화예술정책을 정치인들에게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인 우리들이 직접 나서서 문화예술 전반에 걸친 정책을 개발하고 문화예술인들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자는 것이다.”
이순재가 TV 브라운관에 데뷔한지 10년째 되던 1971년, TV 탤런트의 권익을 높이기 위한 ‘한국 텔레비전 방송연기자협회’를 발족한 것은 그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것 같습니다.
●임기 말 “15대 총선 불출마” 선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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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포스토리 17] 임기 말 “15대 총선 불출마” 선언, 왜?
이순재는 14대 국회의원 임기 마지막 해인 1995년, 15대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다. 회갑을 맞아 천직인 연기자로 돌아가 인생 후반기를 정리하겠다는 이유였다.
이순재는 14대 국회의원 임기 마지막 해인 1995년, 15대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힙니다. 회갑을 맞아 천직인 연기자로 돌아가 인생 후반기를 정리하겠다는 이유였는데요. 이런 말도 덧붙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내 나이 60세에다 초선의원이기 때문에 더 이상 정계에서 큰 뜻을 펼 처지가 아니다.” 무슨 이유에서든 그가 연예계로 다시 돌아온 건 시청자와 후배들에게는 큰 선물이 된 것 같습니다.
●70대 노인 최고의 캐릭터 ‘야동 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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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포스토리 17] 70대 노인 최고의 캐릭터 ‘야동 순재’. ‘거침없이 하이킥’의 한 장면
이순재는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해 야동을 접하며 음란의 늪에 빠져드는 70대 노인의 모습을 선보인다.
20대가 기억하는 이순재의 최고 캐릭터 중 하나는 단연 ‘야동 순재’ 일 텐데요. 그는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해 야동을 접하며 음란의 늪에 빠져드는 70대 노인의 모습을 선보입니다. 실제 본인 나이가 70을 넘기기도 했고, 앞서 근엄한 역할을 많이 했던 터라 이런 변신을 시도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요. 그가 50년 넘게 연기 인생을 이어올 수 있는 이유는 체면을 신경 쓰지 않는 도전정신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연예인이 가장 선호하는 주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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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포스토리 17] 연예인이 가장 선호하는 주례자
배우 이도엽의 결혼식 주례사에서 이순재는 “부부가 싸울 수는 있는데, 싸우고 난 뒤에는 야동을 같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연예인이 가장 선호하는 주례자 중 한 명인데요. 배우 이도엽의 결혼식 주례사에서 이순재는 “부부가 싸울 수는 있는데, 싸우고 난 뒤에는 야동을 같이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결혼생활 연륜이 묻어나면서도, 위트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한편, 배우 고수의 결혼식에서는 신부에게 “남편의 베드신 촬영을 이해하라”고 얘기했다고 하네요.
●‘독보적인 위치 차지할 최고의 관상’ 이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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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포스토리 17] ‘독보적인 위치 차지할 최고의 관상’ 이순재. KBS 화면캡처
관상가는 이순재의 얼굴을 보고 “코 뼈대가 풍성하고 콧방울이 잘 잡혀서 정면에서 볼 때 콧구멍이 보이지 않아 사회활동을 잘할 수 있는 관상이다”라고 말했다.
후배들이 주례사를 믿고 맡길 만큼 존경받고 근엄한 선배인 이순재. 실제로 그의 얼굴은 ‘최고의 관상’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방송된 KBS ‘현장 메이킹 쇼 왕의 얼굴을 찾아라’에서 이순재는 최고의 관상을 가진 얼굴로 꼽혔는데요. 당시 관상가는 그의 얼굴을 보고 “코 뼈대가 풍성하고 콧방울이 잘 잡혀서 정면에서 볼 때 콧구멍이 보이지 않아 사회활동을 잘할 수 있는 관상이다”라면서 “얼굴에서 위엄이 느껴진다. 자기 위치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가히 최고의 관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순재는 “내 관상을 보고서 가만히 앉아있어도 운이 떨어지겠다 생각한 적은 없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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