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핫피플] 푸틴 36년 종신집권 막겠다는 마흔살 여성 대선후보

[월드 핫피플] 푸틴 36년 종신집권 막겠다는 마흔살 여성 대선후보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3-12-18 13:55
수정 2023-12-1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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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요원 아냐” 전직 여성 기자 3월 대선 출마
푸틴 당선 기정사실… “여성이 맞서면 흥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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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의 엄마이자 전직 기자인 예카테리나 둔초바가 지난 9일 대선 출마를 밝히고 있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세 아이의 엄마이자 전직 기자인 예카테리나 둔초바가 지난 9일 대선 출마를 밝히고 있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에 도전하는 내년 대선에 반정부성향 언론인이자 변호사인 40대 여성이 ‘푸틴 대항마’로 나선다.

17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 등은 예카테리나 둔초바(40)가 무소속 대통령 선거 후보로 출마한다고 보도했다.

이날 모스크바에서는 서부 트베리주 출신인 둔초바를 무소속 대선 후보로 지명하는 추대그룹 회의가 700명 이상 지지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회의에서는 522명이 둔초바 추대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 대통령 선거법에 따르면 무소속 후보자가 선거에 출마하려면 최소 500명 이상의 지지자로 구성된 추대그룹이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 이후 러시아 내 40개 이상 지역에서 30만명 이상의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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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카테리나 둔초바가 지난달 25일 내년 3월에 열리는 러시아 대선 출마를 밝히고 있다.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뉴스
예카테리나 둔초바가 지난달 25일 내년 3월에 열리는 러시아 대선 출마를 밝히고 있다.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추대그룹 회의가 열린 장소에서는 15분 동안 조명이 꺼지는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했지만, 행사 진행에 별다른 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지명에 따라 둔초바 선거 본부는 선거 출마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오는 19일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게 된다.

AP통신은 전직 지역 의원인 둔초바는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투옥된 러시아 정부 비평가들의 석방 등을 내세웠다고 전했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둔초바는 크렘린이 야당 활동가와 시위대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물론 두렵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녀는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책에 대한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며 가혹함에 맞서는 여성의 부드러움, 친절, 평화가 흥미로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출마를 통해 평화를 주장하는 둔초바가 당장 감옥에 갈 수도 있다. 러시아는 ‘특수 군사 작전’이라고 부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거짓 정보를 유포하거나, 자국 군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면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선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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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의 엄마이자 전직 기자인 예카테리나 둔초바가 지난 9일 대선 출마를 밝히고 있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세 아이의 엄마이자 전직 기자인 예카테리나 둔초바가 지난 9일 대선 출마를 밝히고 있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둔초바는 “나는 세 자녀를 키우는데 그들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주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만약 당선된다면 첫 번째 대통령령은 ‘정치범’ 석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크렘린에서 선거를 정당화하기 위해 내세운 노리개나 정보요원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재벌도 아니며 대선 출마를 사업적으로 이용하려는 목적도 없다면서 자신은 이혼 뒤 세 아이를 키우는 전직 TV 기자로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푸틴 대통령은 내년 3월 17일에 열리는 대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지지율이 80%를 넘어 그의 당선은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이번에 당선되면 푸틴은 2036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푸틴 대통령은 처음으로 출마한 2000년 대선과 2004년 대선에서는 무소속, 2012년 대선에서는 통합러시아당 후보로 각각 나선 바 있다. 이후 2018년에는 다시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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