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취약계층 돌보는 하나재단
남북하나재단은 hy(구 한국야쿠르트)와 함께 지난 7월부터 수도권에 혼자 살고 있는 고령의 탈북민 400명에게 야쿠르트를 배달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문 앞에 두고 가는 음료를 탈북민이 챙기는지를 보고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탈북민의 고독사 사례가 잇따르면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하나재단이 시작한 ‘똑똑! 안녕하세요’ 사업이다.●음료 배달하며 건강 등 안부 파악
최근 하나재단은 이를 통해 한 탈북민이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는 사실도 파악하게 됐다. 전날 배달한 음료가 문 앞에 그대로 놓여 있는 것을 눈여겨본 hy 프레시매니저가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 확인해 하나재단에 알렸기 때문이다. 하나재단 관계자는 “취약계층에 속하는 분들의 긴급한 상황을 빠른 시간 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해당 지역 하나센터와 환자 상황을 공유하며 의료비 지원 서비스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하나재단은 음료 배달 대상을 내년엔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모임 만들어 한국사회와 연결
하나재단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탈북민 지역공동체 지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탈북민들이 주로 사는 거주지를 중심으로 소모임 형성을 지원해 정착 환경을 만들어 간다는 취지다. 하나재단 관계자는 “공동체 생활이 중심이 되는 북한과 달리 이웃 간 소통이 적은 남한에서 더욱 고립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한 탈북민은 파킨슨병을 앓으며 집 안에서만 은둔하던 어머니가 지역 공동체 사업을 통해 이웃 사람들과 산책을 하기 시작하면서 병세가 호전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의료비·장학금 등 전방위 지원
하나재단은 이 외에도 탈북민 취약계층에 의료비와 긴급생계비,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재단은 최저급여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탈북민 차상위 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기부금을 바탕으로 생활용품 키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2019년 탈북민 모자 사망 사건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일 우려가 있는 탈북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며 위기가구 중점 관리 체계가 도입됐다.
하나재단은 최근 탈북민의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기초자치단체인 인천 남동구에 탈북민 전문 심리 상담센터인 ‘마음소리공감 상담센터’를 열었다. 북한 체제와 탈북 과정을 겪으면서 생긴 심리적 문제의 해결을 돕고 지역 기반 네트워크를 형성해 정착을 돕자는 취지다. 조민호 하나재단 이사장은 “감당하기 힘든 트라우마를 겪는 탈북민의 마음의 소리를 깊이 공감하며 소통과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2023-09-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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