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카메라, ‘목’에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무거운 카메라, ‘목’에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입력 2010-08-11 00:00
수정 2010-08-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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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송모씨(37세)의 유일한 낙은 주말에 카메라 동호회 회원들과 만나 ‘출사’를 가는 것이다. 그는 DSLR 및 일반 필름 카메라, 폴라로이드 등 카메라의 종류마다, 혹은 렌즈마다 사진에서 전해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는 이유로 출사 때마다 한 보따리씩 안고 다니곤 한다. 목에도 두 개 이상의 카메라를 걸고 다닐 정도. 그러던 어느 날, 송씨는 팔에 전기가 통하는 듯 찌릿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증상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심지어 카메라 셔터를 누를 때조차 손이 떨려 사진을 망치는 상황이 계속되자 결국 병원을 찾게 되었다. 가벼운 근육 경련 정도로 생각했던 송씨는 검사 결과에 뜨악하고 말았다. 진단 결과, 송씨의 병은 ‘경추 추간판탈출증’, 즉 목디스크였기 때문이다.

사람의 목, 경추는 5~7kg에 달하는 머리를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충격이나 외부적 압력에 상당히 민감한데 여기에 무거운 카메라를 오래, 자주 걸고 다니는 것은 가뜩이나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느라 힘든 목에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이 되는 셈이다.

카메라의 무게는 ‘상상’ 이상으로 무겁다. 특히 렌즈를 갈아 끼울 수 있는 DSLR의 경우 본체와 렌즈를 모두 합치면 기본적으로 1kg은 훌쩍 넘어간다. 고사양의 렌즈일수록 그 크기와 무게는 배로 늘어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2kg에 가까운 ‘대포’급 무게를 자랑하기도 한다. 여기에 삼각대나 기타 렌즈 등을 같이 들고 다닐 경우 그 무게는 상상을 초월한다. 또 보통 카메라 가방은 한 쪽 어깨에 메기 때문에 어깨에도 상당한 무리가 따르게 되는데, 목과 어깨의 근육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 목 역시도 상당한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일반 디지털 카메라, 소위 ‘똑딱이’도 무시할 것은 못된다. 무게는 DSLR의 절반인 500~600g 내외지만 목에 계속 걸고 있을 경우 본인은 느끼지 못하더라도 목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사진은 추억을 오랫동안 남겨주지만, 카메라를 오래 목에 걸고 다니는 습관은 목디스크가 발병하기 딱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척추전문의인 장형석 박사(장형석 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는 “일단 무겁든 가볍든 카메라를 걸게 되면 목은 이 카메라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된다. 그래서 목 뒤쪽의 근육이 경직되는 것은 물론, 무게 탓에 앞쪽으로 쏠린 목은 특유의 ‘C’자 곡선을 잃은 채 일자로 쭉 뻗어버릴 확률이 높다. 일자목은 충격에 약해 쉽게 부상을 입을 수 있고, 디스크에 압박을 주는 등 목건강을 악화시키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카메라 같이 무거운 물건을 장시간 목에 거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어깨에 메거나 손에 들고 다니는 것이 목을 보호할 수 있는 한 방책이다. 이 때 어깨끈은 넓고 푹신한 쿠션감을 지닌 것으로 해야만 카메라 무게가 주는 힘을 잘 분산시킬 수 있다. 또 주기적으로 양 어깨에 번갈아 매주는 것이 목과 어깨 모두를 보호하는 길이 될 수 있다. 사진을 찍는 것이 직업이거나 주된 취미인 사람은 평소 목을 자주 풀어주는 동작이나 스트레칭, 목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운동을 통해 혹시 모를 부상의 위험을 막는 것이 좋다.

■도움말: 장형석 박사(장형석 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전문의)

메디서울 김수철기자(webmaster@med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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